5경기 8골. 역대급 와일드 카드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120분 혈투의 주인공이 됐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버카시 패트리어트 찬드라바가 스타디움서 열린 우즈벡과 대회 8강전서 황의조의 해트트릭 원맨쇼와 연장 종료 직전 황희찬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4-3으로 힘겹게 승리했다. 한국은 오는 29일 베트남-시리아전 승자와 4강전을 치른다.
"K리그 때보다 한 단계 발전했다"는 김학범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우리가 알던 황의조는 어느새 아시안게임 무대 정도는 호령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

황의조는 이번 대회서 가공할 만한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의 5경기에 모두 출전해 무려 8골을 터트리며 득점 랭킹 선두를 질주했다. 특히 이란과 16강, 이날 우즈벡전서 연속골을 뽑아내며 와일드 카드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엔 절묘한 개인기로 페널티킥까지 얻어내며 황희찬의 결승골을 도왔다.
황의조는 이란전에 이어 우즈벡전에도 한 차원 높은 수준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적절한 침투와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일찌감치 2골을 뽑아냈다. 전반 5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박스 우측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우즈벡의 골문을 뚫었다. 각도가 없었지만 지체없는 슈팅으로 우즈벡의 골문 하단 구석을 갈랐다.
황의조는 한국의 위기 때도 구세주를 자처했다. 한국은 전반 17분 동점골을 허용한 뒤 5분 뒤 중원 핵심 자원인 장윤호가 부상으로 아웃되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맞았다. 우즈벡이 공세를 강화하며 위기가 계속 됐지만 황의조가 찬물을 끼얹었다. 전반 35분 황인범의 패스를 받아 아크 서클 부근에서 빨랫줄 오른발 중거리포로 우즈벡의 골망을 흔들었다.
역대급 공격수의 2골에 손쉬운 경기를 펼칠 수 있던 한국이었지만 수비 불안이 화를 자초했다. 3실점 모두 수비 안일함과 실수에서 나왔다. 측면 크로스를 너무 쉽게 내줬고, 클리어링 미스와 황현수의 자책골 불운까지 겹쳤다.

한국은 패색이 짙던 후반 30분 황의조가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승부의 균형추를 맞췄다. 덕분에 한국은 천신만고 끝에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한국은 연장 전반 11분 알리바에프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의 기회를 잡았다. 황의조가 다시 한 번 일을 냈다. 연장 후반 종료 4분 전 박스 안에서 우즈벡 수비진을 속이는 환상적인 개인기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황희찬이 키커로 나서 성공시키며 혈투를 매조졌다.
황의조로 시작돼 황의조로 끝난 한 판이었다./dolyng@osen.co.kr

[사진] 버카시(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