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에 아픈 역사를 지웠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버카시 패트리어트 찬드라바가 스타디움서 열린 우즈벡과 대회 8강전서 황의조의 해트트릭 원맨쇼와 연장 종료 직전 황희찬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4-3으로 힘겹게 승리했다. 한국은 오는 29일 베트남-시리아전 승자와 4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우즈벡에 갚아야 할 빚이 많았다. 최근 아픔은 7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은 지난 1월 AFC U-23 챔피언십 4강서 우즈벡과 연장 혈투 끝에 장윤호(전북)가 퇴장 당하면서 1-4로 대패했다. 황현수(서울), 조유민(수원FC), 김문환(부산) 등이 아픔을 경험했다. 당시 우즈벡은 결승서 베트남의 돌풍마저 잠재우며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24년 전에도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이 있었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4강서 황선홍, 유상철, 고정운, 하석주 등을 앞세워 우즈벡을 압도하고도 후반 중반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0-1 분패를 당했다. 당시 한국은 4위, 우즈벡은 우승을 차지하며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렸다.
김학범호는 선배들의 아픈 과거와 자신들의 쓰디 쓴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했다. 출발은 좋았다. 와일드카드 공격수 황의조의 선제골로 전반 5분 만에 앞서나갔다. 전반 17분 동점골을 내줬지만 전반 35분 재차 황의조의 득점으로 2-1로 리드했다.
수비진의 안일함과 불안이 발목을 잡는 듯했다. 3실점 모두 측면 크로스를 너무 쉽게 내줬고, 클리어링 미스가 이어졌다. 2-2로 팽팽하던 후반 12분엔 상대의 중거리 슈팅이 황현수의 몸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되는 불운까지 겹쳤다.
한국은 패색이 짙던 후반 30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덕분에 한국은 천신만고 끝에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한국은 연장 전반 11분 알리바에프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의 기회를 잡았다. 황의조가 다시 한 번 일을 냈다. 연장 후반 종료 4분 전 박스 안에서 우즈벡 수비진을 속이는 환상적인 개인기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황희찬이 키커로 나서 성공시키며 길고 긴 120분 혈투를 매조졌다.
김학범호가 천신만고 끝에 24년 전과 7개월 전의 아픈 역사를 지웠다./dolyng@osen.co.kr
[사진] 버카시(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