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토트넘)은 왜 황희찬(잘츠부르크)에게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양보했을까.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버카시 패트리어트 찬드라바가 스타디움서 열린 우즈벡과 대회 8강전서 황의조의 해트트릭 원맨쇼와 연장 종료 직전 황희찬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4-3으로 힘겹게 승리했다. 한국은 오는 29일 베트남-시리아전 승자와 4강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페널티킥이었다. 한국은 연장 후반 종료 4분 전 황의조가 박스 안에서 우즈벡 수비진을 속이는 환상적인 개인기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쾌조의 골감각을 자랑하는 황의조도, 주장 손흥민도 아닌 황희찬이 페널티 아크에 섰다.
페널티킥을 차려고 했던 손흥민이 황희찬에게 양보한 이유가 있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서 정말 어려움이 많았던 희찬이가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다가왔다"며 "솔직히 어떻게 찼는지 보진 못했다. 희찬이가 후반에 들어와서 정말 열심히 뛰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황희찬이 페널티킥을 차는 순간 쳐다 보지 못하고 등을 돌린 채 고개를 떨궜다. 황희찬의 골이 성공되자 그제서야 기쁨의 세리머니를 함께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황의조도 황희찬에게 힘을 실었다. "페널티킥을 얻자마자 희찬이가 차겠다고 했다"는 그는 "희찬이가 넣어줄 것이라 믿었다. 이 골로 자신감을 더 갖고 좋은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부활을 기원했다.
황희찬의 페널티킥 결승골 뒤엔 손흥민의 배려가 있었다./dolyng@osen.co.kr
[사진] 버카시(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