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호가 첫 승을 거뒀지만 여전히 표정은 밝지 않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B조 2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15-0 5회 콜드게임으로 대파했다. 한국은 전날 대만에 당한 1-2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대승을 거뒀지만 한국 선수들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대만전 패배로 한국은 남은 경기서 전승을 거둬야만 겨우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것도 모든 경기서 대승을 거둬 최대한 많은 득실마진을 남겨야 가능한 이야기다. 한국 선수들은 다득점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과 싸웠다.

한국타선은 대만전 침묵으로 일관했다. 김재환의 솔로홈런이 유일한 득점이었다. 김현수, 박병호 등 중심타자들이 침묵했다. 인도네시아를 맞아 한국타선은 필수적으로 타격감을 살려야 했다. 한국은 1회 1점에 그쳤지만, 2회 4점, 3회 6점을 뽑으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투수진을 아끼기 위해 콜드게임이 필요했다. 한국은 5회까지 15점을 뽑아 겨우 콜드게임을 완성했다.

반면 동호회 야구 수준인 인도네시아는 만면에 웃음이 넘쳤다. 처음부터 이길 생각이 없었다. 단지 강팀인 한국과 자국에서 함께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했다. 인도네시아 야수들은 어려운 타구를 잡아낸 뒤 서로 웃음을 주고받았다. 실력은 뒤졌지만 정말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즐기면서 플레이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은 대만전 패배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임해야 한다. 남은 경기에서 단 한 번의 실수도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위기다. 선동렬 감독의 표정이 여전히 심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손용호 기자 /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