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마다 3점슛 펑펑’ 공수에서 빛난 허일영 [AG]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8.28 05: 31

‘최고참’ 허일영(33·오리온)이 필리핀전 숨은 주역이 됐다.
허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바스켓 홀에서 치러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8강전에서 필리핀을 91-82로 눌렀다. 한국은 오는 30일 이란과 준결승전을 갖는다. 
필리핀전 핵심은 NBA 선수 조던 클락슨의 봉쇄였다. 허재 감독의 필승카드는 3-2 드롭존이었다. 이 수비는 탑에 서는 장신선수가 핵심역할을 맡는다. 허재 감독은 대회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최준용 대신 최고참 허일영에게 중책을 맡겼다. 허일영은 클락슨이 돌파를 하지 못하도록 최대한 방해하면서 어려운 농구를 펼치게 했다.

효과는 성공적이었다. 한국의 지역방어에 클락슨은 세트오펜스에서 섣불리 돌파하지 않았다. 클락슨은 전반전 4득점에 그쳤다. 물론 후반전 감각을 되찾은 클락슨은 3쿼터에만 15득점을 폭발시켰다. 중국전 28점을 올린 클락슨이 한국전 25점으로 위력이 떨어진 것은 성공적이었다.
허일영은 주특기 3점슛으로 쐐기를 박았다. 후반전 고비 때마다 생일을 맞은 전준범과 함께 3점슛을 가동했다. 허일영은 3점슛 4개 포함, 17점을 몰아쳤다. 리바운드도 6개를 잡아내 라건아의 부담을 덜어줬다.
허일영은 4년 전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문태종, 양희종 등 선배들이 맹활약하면서 거의 출전시간을 얻지 못했다. 허일영은 “인천 때만 생각하면 창피하다. 뽑혔지만 거의 보여준 적이 없었다. 금메달 ‘무임승차’를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4년이 지난 지금 허일영은 대표팀의 최고참이다.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없어서는 안 될 핵심전력으로 자리를 굳혔다. 그는 올해 우승하면 박찬희, 김선형과 함께 아시안게임 금메달 2회로 연금혜택도 받게 된다. 허일영은 “요즘 아들 분유 값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동생들과 함께 꼭 금메달을 따겠다”며 웃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손용호 기자 /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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