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지환(28). 2018시즌은 그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해가 될까. 아니면 실력으로 자신을 향한 비난을 잠재우며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장염 증세로 고생하는 오지환이 슈퍼 라운드와 이후 결승전에서 대표팀에 기여할 수 있을까.
오지환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 지난해 가을 군 입대를 연기했을 때만 해도 아시안게임 대표팀 가능성은 쉽지 않아 보였다. 유격수 포지션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
오지환은 지난 6월 대표팀 최종 엔트리 발표 때 극적으로 발탁됐다. 당시 오지환의 성적은 타율 3할(247타수 74안타) 4홈런 33타점 44득점 7도루 10실책 장타율 .405 OPS .764를 기록하고 있었다. 넥센 김하성(타율 .323 9홈런 39타점 37득점 3도루 7실책 장타율 .529 OPS .890)에 성적이 뒤졌지만, 백업 내야수로 뽑혔다.

당시 선동렬 대표팀 감독은 병역 미필 선수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오지환과 박해민의 발탁에 대해 "베스트를 뽑겠다고 했다. 두 선수는 결과적으로 백업 쪽으로 포함됐. 박해민의 경우는 대수비, 대주자 이런 면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오지환은 김하성의 백업이다. 멀티 플레이어를 구상했으나,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그런 선수가 부족하다. 그럴 바에는 한 포지션에서 잘하는 선수를 뽑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오지환을 향해 팬들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노리고 병역을 미뤘다며 시선이 따가웠다. 대표팀으로 뽑히고 난 뒤 여름에는 성적도 하락세였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타율은 2할7푼7리까지 내려갔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한 오지환은 비시즌 운동량이 부족했고, 거의 풀타임으로 출장하면서 체력적인 문제를 겪었다. 965⅔이닝을 뛰며 10개 구단 내야수 중에서는 1위, 전체 4위 수비 이닝이다. 김하성보다 80이닝 이상 더 뛰었다.
대표팀 합숙 훈련 기간에 대표팀 선수 24명 중 가장 많은 비난을 받았다. 대표팀 기사 마다 오지환을 비난하는 댓글이 달려 마음고생을 했다.
오지환은 26일 열린 대만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는 출장하지 못했다. 김하성이 주전 유격수로 9이닝을 모두 뛰었고, 경기 후반 대타 기회도 없었다. 27일 인도네시아전, 오지환은 장염으로 쓰러졌다.
KBO는 "오지환, 김하성, 정우람 선수가 장염과 고열 증세로 야구장에 나오지 못하고, 선수촌 의무실에서 수액을 맞고 치료받고 있다"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배탈, 하필이면 김하성과 같이 나란히 장염에 걸리면서 대표팀은 유격수 자리가 구멍났다. 과거 유격수 경험이 있는 황재균이 자리를 메웠지만, 오지환을 향한 비난에 불을 부은 셈이 됐다. 오지환이 건강한 몸으로 김하성이 빠진 유격수로 출장했다면 조금 나았을 것이다.
오지환은 대표팀 타자 중에서 유일하게 경기에 출장하지 못한 선수다. 오지환과 함께 병역 논란의 대상인 박해민은 대만전에서 1-2로 뒤진 9회 1루 대주자로 출장해 2루 도루를 성공했다. 후속 타자들이 범타로 물러나면서 동점 득점은 올리지 못했지만 대주자 능력을 보여줬다. 인도네시아전에서는 김현수가 경기 도중 가벼운 통증으로 교체되면서 대수비로 출장했다.
오지환과 김하성이 28일 홍콩전, 29일 휴식일까지 쉬면서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오지환이 중요한 슈퍼 라운드에서 팀에 기여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과연 오지환은 정신력을 발휘해 그라운드에서 활약할 수 있을까.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