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28·LG)은 과연 자카르타를 웃으면서 떠날 수 있을까.
오지환은 이번 대표팀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오지환의 경우 팀 사정을 비롯해 각종 이유로 그동안 군 문제 해결이 늦어졌다. 여기에 상무와 경찰 야구단 지원 마지막 기회였던 지난해 입대를 포기하면서 아시안게임을 병역 회피 용도로 이용한다는 눈총을 받았다. 따가운 시선이 있었지만, 오지환은 선동렬호에 승선했다.
여전히 오지환을 향한 팬들의 시선을 냉랭했다. 일부 팬들은 대표팀을 향해 '은메달을 기원한다'라며 응원보다는 비난의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오지환을 향한 맹목적인 비난에 선동렬 감독과 같은 팀 동료이자 대표팀 주장인 김현수도 안타까움을 전했다. 선동렬 감독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김현수 역시 자카르타 출국을 앞두고 "시작도 하기 전에 많은 욕을 먹었다"라며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기 전부터 많은 시달림을 받은 오지환은 몸마저 탈이 났다. 27일 인도네시아전을 앞두고 장염 증세를 호소했고, 결국 경기장에 나가지도 못했다. 깨끗하지 못한 물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오지환 외에도 김하성과 정우람도 같은 증상을 호소했다.
갑작스럽게 선수 세 명이 빠지면서 선동렬 감독의 고민도 깊어졌다. 더욱이 주전 유격수 김하성과 백업 유격수로 뽑은 오지환이 함께 아프면서 유격수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일단 인도네시아전에서는 황재균을 유격수로 기용하고 안치홍을 3루수로 쓰는 파격적인 방법을 썼다. 황재균은 2011년 이후 첫 유격수 출장, 안치홍은 2009년 이후 첫 3루수 출장이다. 선동렬 감독은 장염을 앓고 있는 세 명의 선수의 상태에 대해 "슈퍼라운드에 합류할지도 미지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많은 마음의 짐을 안고 온 자카르타였지만, 몸까지 아프면서 오지환의 마음도 편하지 않게 됐다. 힘겹게 온 자카르타지만 오지환에게는 마음도, 몸도 모두 지치는 시간이 거듭되고 있다. / bellstop@osen.co.kr
[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