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좋은 기억은 빨리 털어내야 한다. 대만전 충격 패배로 아시안게임을 시작한 한국야구대표팀이 남은 경기 전승을 목표로 금메달 의지를 재확인했다.
야구대표팀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B조 예선에서 인도네시아를 15-0, 5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전날(26일) 대만전 1-2 패배의 충격이 남아있었지만 콜드게임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경기 시작도 전부터 정우람·오지환·김하성 등 3명의 선수들이 장염으로 고열 증세를 호소하는 악재가 있었다. 3루수 황재균이 유격수로, 2루수 안치홍이 3루수로 수비 위치를 옮겨야 했다. 익숙하지 않은 자리에서 불안감을 안고 있었지만, 약체 인도네시아를 완벽하게 누르며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그 중심에 황재균이 있었다. 2회 큼지막한 희생플라이를 시작으로 3회 스리런 홈런, 4회 솔로 홈런으로 멀티포를 폭발시켰다. 2타수 2안타 5타점 불방망이. 그는 "어제(대만전) 경기가 어렵게 풀렸고, 결과가 안 좋게 나왔다. 앞으로 최대한 집중해서 남은 경기를 다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패배로 인해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지만 하루빨리 털어내려 한다. 황재균은 "어차피 지나간 것 생각하면 앞으로 결과도 안 좋게 나온다. 최대한 빨리 잊고 남은 경기를 다 이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한다. 선수들끼리도 '더 집중하자'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투수 박종훈도 이날 인도네시아전 선발로 나서 3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워낙 약체인 인도네시아였지만 긴장의 끈을 풀지 않았다. 그는 "처음에 긴장이 많이 됐다. 상대가 어느 팀이든 시즌 중이라 생각하고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박종훈은 "대만전 패배로 선수단 분위기가 조금 암울한 게 없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끼리는 '쉽게 생각하자. 앞으로 전승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며 "나 역시 어느 자리에서든 매 경기 나가 던지고 싶은 욕심이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한국은 예선 성적이 적용되는 규정에 따라 슈퍼라운드에서 1패를 안고 시작해야 한다. A조 1~2위가 유력한 일본과 중국을 무조건 잡아야 결승 진출이 가능하다. 결승까지 앞으로 남은 4경기,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는 한국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전승 시나리오다. /waw@osen.co.kr

[사진] 자카르타=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