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발까지 최선을 다해 쐈다"
김우진(청주시청)은 승부사였다. 김우진은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전서 대표팀 동료 이우석(국군체육부대)을 6-4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진은 2010 광저우 대회 이후 8년 만에 개인전 패권을 탈환했다.
김우진은 "지금까지 많이 준비해 온 아시안게임을 마치게 돼서 아주 기쁘다. 한국 양궁이 이번 대회서 좋지 못한 성적으로 국민들의 많은 질타를 받았는데 많은 생각을 해봐야 한다. 도쿄 올림픽에서 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국 양궁이 도약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우석과 맞대결 부담에 대해서는 "다른 선수들을 상대하는 것보다 같이 훈련하고 나를 잘 아는 선수이기 때문에 정말 힘든 경기였다. 점수가 좋지 못해서 멋진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했다. 나도 우석이도 같이 흔들렸다. 좋지 못한 경기를 못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이우석의 조기 전역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린 경기였다. 지난 2월 입대한 이우석은 단체전서 은메달, 혼성전서 8강 탈락했다. 개인전 결승은 조기 전역의 마지막 기회였다.
얄궂은 운명이었다. 마지막 한발에서 이우석과 김우진의 희비가 갈렸다. 이우석이 최종 5세트를 26점으로 마무리했다. 김우진은 2발까지 17점을 쏜 상황. 김우진이 10점을 쏘면 금메달, 9점이면 슛오프, 8점이면 이우석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김우진의 마지막 화살은 10점 과녁에 꽂혔다.
김우진은 마지막 발을 두고 "병역 등은 일절 생각이 없었다. 우석이 본인과 나의 대결이었다. 외적인 것은 생각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쐈다. 내가 우승해서 우석이는 많이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좋은 선수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덕담도 건넸다. "우석이는 한국 양궁을 이끌어 갈 주역이다. 어리지만 쏘는 것도 대범하다. 아직 노련미는 부족하지만 메이저대회 등 국제대회를 계속 나가면 한국 양궁에서 가장 주목받을 기대주가 될 것이다."
김우진은 승부사 기질을 숨기지 않았다. "8년 만에 아시안게임 개인전서 우승해 기쁘게 생각한다. 이제 남은 대회를 위해 나가야 한다. 뒷전으로 미루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그는 "2019년에 네덜란드 세계선수권이 열린다. 올림픽 쿼터가 걸려 있다. 잘해야 그 분위기를 갖고 올림픽까지 갈 수 있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dolyng@osen.co.kr

[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