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스러운 경기력’ 영웅 스윙 韓, 망신만 당한 예선전 [AG]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8.28 17: 04

한국 야구대표팀이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경기력으로 망신만 당했다. 상처만 남은 예선 세 경기였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야구’ 예선 B조 홍콩과의 경기에서.9회까지 가는 경기를 펼치며 21-3으로 승리를 거뒀다.  
2승1패를 기록한 한국은 슈퍼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대만이 인도네시아를 이길 것이 유력한 것을 고려하면 한국은 오는 30일 A조 1위가 유력한 일본과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갖는다. 

이번 B조는 한국과 대만의 슈퍼라운드 진출이 유력하다는 평가였고, 홍콩은 언제나 그랬듯이 참가에 의의를 두는 수준이었다. 개최국 인도네시아는 야구 역사가 짧아 홍콩보다도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였다. 선동렬 대표팀 감독은 훈련 당시 홍콩의 전력에 대해 “우리 대학 선수 정도의 수준”이라고 평가했었다. 그런데 그 대학 수준의 선수들에게 망신을 당했다.
5회 콜드게임이 유력한 경기였지만, 한국은 5회까지 5점을 뽑는 데 그쳤다. 오히려 2점을 실점했다. 5회까지 5-2, 이기고는 있었지만 납득하기 쉽지 않은 결과였다. 결국 한국은 7회 콜드게임 요건(10점 이상 리드)도 맞추지 못해 끝내 9회까지 경기를 치렀다. 29일 하루 휴식이 있다고는 하나 슈퍼라운드 일본전을 앞두고 투수 소모까지 했다.
선발 임찬규가 4회 상대 4번 타자 홀리데이에게 홈런을 맞는 등 4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공격적으로 던졌으나 한 방에 당했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봤을 때 결국 문제는 야수진에 있었다. 포인트가 없는 타격, 느슨한 경기 운영 등에서 실망감이 짙었다.
이날 홍콩 선발인 좌완 영쿤힌은 구속이 120㎞ 미만이었다. 느린 공, 그리고 그보다 더 느린 커브로만 경기를 치렀다. 분명 한국 선수들이 평소에 잘 보지 못했던 공이었다. 그러나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에도 별다른 공략법을 찾지 못했다.
느린 공을 쳐서 홈런을 만들기는 사실 쉽지 않다. 공의 반발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좌타자 바깥쪽의 존도 넓었다. 이는 대만이나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도 잘 드러난 점이었다. 그렇다면 방향을 빨리 수정해야 했다. 어차피 상대 투수들이 가운데 꽂아 넣을 수는 없으니 볼을 잘 골라 출루하거나, 혹은 집중타로 주자를 쌓아두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타자들은 전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모두가 그냥 자신의 스윙을 했다. 그 결과는 무수한 외야 뜬공이었다. 공은 날아가지 않았다. 선수들은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좀처럼 결과를 인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게 지금의 현실이자, 문제였다. 중반 이후 다소 수정된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공격은 답답했다. 세 수는 아래의 팀을 상대로 풀리지 않는 경기에 선수들은 더 당황하기 시작했다.
반면 우리를 2-1로 꺾은 대만은 27일 홍콩과의 경기에서 16-1,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대만이라고 이런 악조건이 없었을 리는 없다. 그러나 대만은 악착같은 팀 배팅으로 홍콩 마운드를 흔든 끝에 집중타를 몰아치며 낙승을 거뒀다. 반면 우리는 여전히 경기력에서 적당한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대로라면 금메달을 따도 실패한 대회가 될 수 있다. 어쩌면 이미 그럴지도 모른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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