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서정원 감독이 자진 사퇴를 결심했다. 가족을 향한 한 팬의 비난이 그를 울렸다.
수원 구단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정원 감독은 지난 27일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최근 성적에 대한 책임감 및 일신상의 이유로 감독직 사임 의사를 구단 측에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서정원 감독은 최근 성적 부진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K리그 3연패(울산전 0-1 패, 서울전 1-2패, 전남전 4-6패)로 수원 팬들의 많은 비판을 샀다.

지난 25일 경남 FC전에서 1-0으로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당시 수원 팬들은 홈경기장에 플랜카드를 거꾸로 걸며 서정원 감독과 구단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결국 경남전 승리도 서 감독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이미 서 감독은 자신의 용퇴에 대한 결정을 내린 것처럼 보인다.
수원 관계자는 28일 자진 사퇴 발표 이후 OSEN과 전화 통화에서 "서정원 감독이 전날 구단에 면담을 요청하고 사퇴 의사를 밝히고 전주에 아예 내려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원은 전북 현대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 미디어 데이에 나서야 했다. 결국 서정원 감독이 미디어데이에 불참하게 되면서, 자진 사퇴 의사를 공개해야만 했다.
한편 수원은 서정원 감독의 사퇴를 만류하는 동안 당분간 감독 대행 체제로 팀을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수원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일이라 아직 감독 대행이 누구일지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으로 예정된 미디어데이에 누가 참석할지도 미정이다. 그만큼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다. 이처럼 서감독의 충격 결단에는 '일신상의 이유'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연패 당시 일부 수원 팬이 서 감독 아들의 SNS에 가서 서정원 감독의 퇴진에 대한 글과 동시에 욕설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건 이후 서 감독의 아들들은 SNS를 닫거나 비공개로 전환했다.
결국 자신이 아닌 가족의 SNS까지 찾아와 위협하는 팬의 모습에 서정원 감독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수원 관계자 역시 "서 감독이 직접 말은 안 했지만, 가족을 향한 팬들의 욕설과 비난을 알고 크게 흔들린 것 같다. 아마 이러한 최근 사건들이 서 감독의 자진 사퇴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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