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 플레이어 부재, 선동렬호 우려되는 총력전 [AG]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8.29 06: 08

금메달은 향한 선동렬호의 여정. 그러나 여전히 고민은 많아 보인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예선 3경기를 2승 1패로 마쳤다. 금메달을 목표로 하며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과정이 썩 좋지는 않다. 첫 경기부터 꼬였다.
실업야구 선수로 주축을 이룬 대만을 상대로 1회 투런포를 허용했고, 이후 타선이 침묵하면서 1-2로 패배했다. 인도네시아를 15-0 5회 콜드 승리로 잡았지만, 28일 홍콩을 상대로 8회까지 11-3으로 앞서다 9회 10점을 내며 21-3으로 승리를 거뒀다. 홍콩전 역시 콜드 승리를 예상하며 투수진 소모를 최소화할 계획이었지만, 역시 타선의 힘이 아쉬웠다.

타선도 타선이지만, 후반 내야 수비 구상에 대한 고민도 나타났다. 부상자 발생이 발단이었다.
27일 인도네시아전을 앞두고 김하성, 오지환, 정우람이 장염에 걸렸다. 문제는 김하성과 오지환 모두 유격수 자원이었다. 유격수 두 명이 동시에 아프면서 유격수 자원이 없게 됐고, 임시방편으로 황재균이 유격수, 안치홍이 3루수로 나섰다. 황재균은 2011년 이후 첫 유격수 출장, 안치홍은 2009년 이후 첫 3루수 출장이다.
우여곡절 끝 인도네시아전은 콜드 게임 승리로 마쳤다. 그러나 홍콩전에서는 더욱 파격적인 포지션 기용이 나왔다. 장염에 시달렸던 김하성과 오지환이 무사히 복귀한 것은 긍정적이었다. 김하성은 4회말 유격수 수비를 나섰다. 자연스럽게 황재균은 3루, 안치홍은 2루로 돌아가며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8회말 이번에는 오지환이 나섰다. 문제는 9회초 발생했다. 9회초 안치홍이 몸 맞는 공으로 나갔고, 이재원이 대주자로 나섰다. 9회말 엔트리에 든 야수를 모두 소진하면서 안치홍 대신 2루수로 나설 선수가 없었다.
선동렬 감독은 황재균을 3루에서 다시 2루로 보냈고, 3루를 1루수 박병호에게 맡겼다. 아울러 1루는 포수 양의지가, 포수 마스크는 이재원이 썼다. 21-3으로 크게 앞선 만큼 9회말을 별탈없이 마쳤다. 그러나 접전의 상황이었다면 마음 졸이는 순간이 연속될 수밖에 없었다.
선동렬 감독은 이번 대표팀 24명의 엔트리를 투수 11명, 내야수 6명, 외야수 5명, 포수 2명으로 구성했다. 이 중 선발 라인업을 제외하면 야수는 총 5명 남게 된다. 지명타자 한 명을 감안하면 4명. 대만전에서 베스트를 내보냈다는 것을 고려하면 오지환, 박민우(이상 내야수), 박해민(외야수)이 백업으로 나선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는 류지혁(두산)이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전략 다양성을 가지고 갈 수 있었다. 이번 대표팀에서는 백업 선수 모두 해당 포지션에서는 준수한 활약을 펼치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유틸리티 플레이어라고 하기에는 어렵다.
한국은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홍콩전의 경우 장염에 걸린 선수의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해서 일찍 선수를 교체했고, 경기 막바지에 예기치 않은 부상자가 나와 선수가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대만전에과 같이 경기 후반 한 점을 짜내야하는 순간이 나올 수 있다. 또한 홍콩전과 같이 예기치 못한 부상도 나오기 마련이다.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부재는 경기 후반 포지션 고민으로 적극적인 승부를 걸기에 부담이 된다. 이런 고민을 지우기 위해서는 초반 화끈한 타력을 과시하며 '짜내기 상황'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어보인다.
선동렬호는 30일 일본과 맞대결을 펼친다. 일본은 대만과 더불어 이번 아시안게임 한국의 대회 3연패를 위협할 팀으로 꼽히고 있다. 선동렬 감독은 일단 28일 경기를 마치고 "(일본전은) 당연히 이겨야 한다. 우린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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