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좋다고 소문이 났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중계를 위해 인도네시아를 찾은 허구연 MBC 야구해설위원은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일본-태국전이 열린 라와망운구장을 찾았다. 이날 일본은 24-0,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며 A조 1위를 확정지었다.
일본 경기를 지켜본 뒤 한국-홍콩전이 열린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으로 온 허구연 위원은 "일본이 야무지게 잘하더라. 투수 좋다고 소문이 났다. 일본 사람들이 대회를 앞두고도 그렇게 말하는 건 흔치 않다. 야수는 몰라도 투수가 정말 좋다고 하니 우리도 긴장해야 한다. 원래 기본기 잘 돼 있는 팀이다"고 경계했다.

선동렬 대표팀 감독도 국내에서 훈련할 때부터 "일본 대표팀의 투수 9명은 프로에서도 지명받을 수준의 투수들이다. 140km대 중후반의 스피드와 제구력이 정교하다. 투수는 대만보다 우위에 있다"고 걱정을 나타낸 바 있다.
일본은 대회 직전 미국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한 요시카와 순페이가 대표팀을 사퇴했고, 현재 8명의 투수들로 꾸려져 있다. 예선 3경기에서 15이닝 2실점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한국전 선발투수로는 예선에서 유일하게 등판 기록이 없는 35세 베테랑 사타케 가쓰토시(도요타자동차)가 유력하지만, 26일 파키스탄전에서 4이닝을 던진 에이스 오카노 유이치로의 중간 대기도 가능하다.
한국으로선 아직 한 번도 상대해보지 못한 낯선 투수들이라서 더욱 걱정이다. 대만전 사이드암 우셩펑, 홍콩전 좌완 영쿤힌 등 생소한 선발투수들에게 초반부터 끌려 다니며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넓은 스트라이크존 문제도 있지만, 같은 조건에서 싸우는 경기인 만큼 핑계거리가 될 수 없다. 대만 실업 투수 3명에게 1득점으로 막힌 만큼 일본 사회인 투수들은 더욱 까다롭다.
타선도 의외로 만만치 않다. 지난 26일 파키스탄을 15-0, 27일 중국을 17-2로 잡은 데 이어 29일 태국전까지 3경기 연속 5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약점으로 여겨진 타선이 3경기에서 56득점을 폭발하며 타격감을 바짝 끌어올렸다. 쉽게 봐서는 안 된다.
일본은 아시안게임 엔트리 24명 모두 사회인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일본의 사회인야구는 우리로 치면 과거 실업야구로 프로에 갈 만한 수준급 선수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 사회인야구에서 실력을 끌어올리거나 우회로 삼아 프로에 진출한 케이스를 자주 볼 수 있다.
실제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10-7로 꺾은 일본대표팀 선수 중 8명이 훗날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했다. 절대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 된다. /waw@osen.co.kr
[사진] 자카르타=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