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선제골과 쐐기골에 기여하며 결승전 활약 기대감을 높였지만 세밀함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전서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을 3-1로 완파했다. 이승우의 2골과 황의조의 1골을 더해 완승을 매조졌다.
황희찬은 지난 17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2차전서 집중포화를 맞았다. 부진한 경기 내용도 도마에 올랐지만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비신사적 행동이 더 문제가 됐다. 황희찬은 말레이전에 실망을 품고 그대로 경기장을 빠져나가려 했다. 통상 종료 후 상대팀과 악수를 나누지만 이를 무시하려 했다. 황희찬이 마음을 고쳐 먹고 하프라인으로 달려갔을 땐 이미 악수가 끝난 뒤였다.

이 때문에 황희찬은 온갖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결국 SNS를 닫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20일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3차전엔 때 아닌 '사포 논란'까지 불거졌다. 그라운드 안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기술이었지만 대중의 눈밖에 난 황희찬은 뭇매를 맞았다.
황희찬은 27일 우즈베키스탄과 8강서도 구설에 올랐다. 3-3으로 팽팽하던 연장 종료 직전 황의조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결승골로 연결하며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골 세리머니가 문제였다. 유니폼 상의를 벗고 카메라로 다가가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과도한 세리머니에 비판이 이어졌다.
황희찬은 그라운드 안에서 논란을 해결해야 했다. 베트남전에 기회가 찾아왔다. 김학범 감독은 주로 교체 자원으로 쓰던 황희찬을 베트남전에 선발로 내보냈다. 활약 여하에 따라 민심을 돌려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앞서 '인맥 선발' 논란에 시달리다 기량으로 모든 걸 해소한 황의조는 좋은 롤 모델이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전까지 '욕받이'였다가 월드컵 활약으로 '킹영권'으로 바뀐 김영권(광저우 헝다)도 대중의 시선을 긍정적으로 바꾼 모범사례였다.
황희찬은 전반 7분 만에 한국의 선제골에 기여했다. 황희찬이 수비수 1명을 따돌리고 박스 안으로 침투 패스를 건넸다. 황의조에게 연결된 볼이 문전 혼전 상황으로 이어졌고, 이승우가 왼발 슈팅으로 골문 상단을 흔들었다.
황희찬은 공격 지역을 끊임없이 활발하게 누볐다. 후반 10분 쐐기골에도 기여했다. 이승우의 침투 패스 때 문전 쇄도해 베트남 수비진의 실수를 유도했고, 뒤따라오던 이승우가 마무리하며 3-0을 만들었다.
과제도 명확햇다. 황희찬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투박함은 여전했다. 패스와 슈팅 타이밍이 늦거나 크로스가 부정확해 기회가 무산되는 장면이 있었다. 더 간결하고 정확한 패스로 동료를 이용하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황희찬은 갖은 논란으로 비난의 중심에 서 있다. 내달 1일 펼쳐질 결승전에서 활약한다면 어느 정도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dolyng@osen.co.kr

[사진] 보고르(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