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슈퍼스타 '페이커' 이상혁이 나선 e스포츠 종주국 한국의 체면이 여지없이 구겨졌다. 이제 중국은 한국 LOL e스포츠 넘어야 할 벽이 됐고, 특히 '우지' 지안 지하오는 악몽의 주역이 됐다.
그동안 한국 LOL e스포츠에서 중국은 성장하고 있는 지역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맞대결이 시작된 2013년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부터 2014 2015 2016 2017년까지 고비 마다 맞대결에서는 한국이 중국을 항상 울리면서 'LOL 공한증'이라는 말이 나오게 했다. 특히 2013년과 2014년에는 결승 무대에서 SK텔레콤 T1과 삼성 갤럭시(현 젠지)가 '우지' 지안 지하오가 뛰고 있는 로얄클럽을 상대로 우승을 거뒀다.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롤드컵서도 한국 팀들은 중국 팀들을 4강에서 떨어뜨리고, 결승서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가지면서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였다.
그러나 2018년은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그 시작은 지난 5월 LCK 스프링 스플릿 우승팀 킹존이 나선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이었다. 킹존은 힘겹게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우지'를 중심으로 활약한 RNG에 1-3 완패를 당했다.

가까스로 2세트를 잡아내면서 영패를 면했지만 사실상 네 세트 모두 경기 내용에서는 지고 들어간 일방적인 완패였다. 이 패배로 2016년과 2017년 한국 SK텔레콤이 2년간 가져갔던 MSI 우승컵은 LPL 팀인 RNG로 넘어갔다.

하지만 이는 정말 시작에 불과했다. 지난 7월 중국 다렌에서 열린 리프트라이벌즈에서 다시 한 번 중국 LPL에 고개를 숙였다. 이때도 그 중심에는 '우지' 지안 지하오가 있었다. RNG가 2세트를 승리하면서 KT가 선취점을 올리면서 기세를 올린 한국팀의 흐름을 끊었고, 2-2로 맞선 5세트에 다시 RNG가 나서면서 아프리카를 제압했다.
절치부심의 각오로 나선 아시안게임에서도 결국 중국에 다시 발목을 잡혔다. 동아시아 예선에서도 순위결정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번 시드를 가져왔지만 아시안게임 본선에서 중국과 A조 묶이면서 위기 의식이 고조됐다.
다행스럽게 조별리그 두 차례의 경기는 모두 완승이었지만 마지막 승부였던 결승전에서는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우지' 지안 지하오에게 힘을 일방적으로 실어주는 중국의 운영 스타일을 알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

반면 '우지' 지안 지하오는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동료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특유의 공격적인 기질을 더 발휘하면서 봇을 물고 뜯었다. 끝내 한국 대표팀은 고개를 떨꾸면서 정상의 자리가 아닌 은메달을 목에 걸어야 했다. / scrapper@osen.co.kr
[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손용호 기자 /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