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주인공 대신 살림꾼으로 만든 결승행 [한국-베트남]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8.29 19: 57

손흥민의 헌신이 한국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오후 6시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전에서 이승우의 멀티골과 황의조의 골을 더해서 3-1로 승리했다.
한국은 16강에서 이란에 2-0, 8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우즈베키스탄과 연장 혈투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이어 4강전서 '박항서 돌풍' 베트남을 상대로도 승리하며, U-23 대표팀 역대 상대 전적(5전 전승)에서 호조를 이어갔다.

이날 한국은 와일드 카드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원톱, 손흥민(토트넘)이 2선 중앙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좌우 날개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지원에 나섰다.
이승우가 전반 7분 베트남에게 이번 대회 첫 실점을 선사하고, 황의조가 전반에 추가골을 터트렸다. 이어 이승우가 후반 10분 압도적인 개인 능력으로 쐐기골을 터트렸다. 베트남에게 한 골을 내주기는 했으나, 경기의 승패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이날도 '에이스' 손흥민은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골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만점 활약을 보였다. 손흥민은 중앙에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했다. 후배들이 마음대로 공격할 수 있도록, 살림꾼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손흥민은 1992년생 친구 황의조와 환상적인 호흡을 이어갔다. 전반 28분 이진현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기가 막힌 라인 브레이킹 이후 침착한 스루 패스로 황의조의 골을 만들었다. 
수비에서도 손흥민은 제 역할을 해냈다. 이승우나 황희찬이 공격에 가담하면 손흥민은 수비 진영에 내려와서 상대를 막아냈다. 손흥민은 후반 27분 이시영과 교체되어 경기장을 떠나며 결승전을 위해 체력 안배에 나섰다. 
이번 대회 손흥민은 선발부터 국내, 해외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스타가 아시안게임에 나온다는 사실부터 병역 문제까지 뜨거운 감자였다.
베트남 팬들이 승리해서 박항서 감독의 자국 귀화와 함께 손흥민을 군대로 보내겠다는 응원 문구를 들고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언론이나 팬들의 모든 관심을 한 몸에 받았지만, 손흥민은 대표팀을 위해 모든 걸 희생했다. 자신이 주역이려고 하기 보단 궃은일을 도맡아서 해내며 다른 공격진들을 도왔다. 
손흥민의 헌신 덕에 한국은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과연 손흥민이 한국의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노리는 한국은 일본-아랍 에미리트(UAE)의 4강전 승자와 결승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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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보고르(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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