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승에도 불구하고 노장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이유는 간단하다. 프로 선수의 자격을 지키라는 말이었다.
수원 삼성은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서 전북에 3-0의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유리한 입장에서 2차전을 펼치게 됐다.
경기를 마친 뒤 팀의 핵심이자 노장인 데얀과 염기훈은 안타까운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서정원 감독이 사퇴하면서 본격적으로 드러난 문제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최고의 구단인 수원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비록 승리를 거뒀지만 더 발전해야 한다는 말도 감추지 않았다.

▲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37살인 나 보다 열심히 뛰지 않는 25살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100%를 쏟자고 강조했다".
데얀은 올 시즌 K리그 1에서 첫 멀티골을 기록했다. 전북을 상대로 만들어 냈다. 선발 출전해서 최선을 다해 뛰었다. 치열하게 뛰면서 골을 만들었다. 사리치와 함께 공격적으로 나섰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데얀이 강조했던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현재 처한 상황에 불만이 있더라도 경기장에서 만큼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데얀이 구체적으로 "25살 선수"를 강조한 이유도 분명하다. 자신과 띠동갑인 선수가 열심히 뛰지 않는다는 것은 젊은 선수들의 해이안 기강에 대한 일침이었다. 직접적으로 선수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데얀은 외국인 선수지만 팀 내 후배들의 이해하기 힘든 행동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 "감독님의 사퇴로 잘 한다는 것은 프로 선수의 자세가 아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도 안타까운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골과 어시스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팀 내 정신적 지주인 염기훈은 "선수들에게 지금 상황은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감독님 사퇴하시기 전에 더 잘했어야 했다. 갑작스럽게 일이 생겼다고 해서 노력한다는 것은 프로 선수가 가져야 할 덕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깊은 한 숨을 내쉰 뒤 "수원에서 뛰는 선수라면 남들과 달라야 한다. 경기의 승패 그리고 경기력이 문제라고 할 수 없다. 수원에서 뛰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많아지고 늘어날 수 있도록 자부심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한 어조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열정을 쏟고 있는 구단에서 열심히 뛰지 않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이야기였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은 프로 선수의 자격이 아니라는 것이 염기훈의 입장이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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