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난적 일본을 잡아냈다. 완승이었다. 금메달을 향한 7부 능선을 넘었다. 그 과정에서 '원 팀'의 완벽한 조화가 있었다.
한국은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일본과의 경기에서 5-1로 승리했다. 결승 진출을 사실상 확정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당한 1패를 안고 올라온 불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일단 일본을 잡아내면서 벼랑 끝 상황을 탈출했다. 아울러 1실점 하고 4점 차로 승리하면서 슈퍼라운드에서 동률일 경우 따져야 하는 TQB(Team Quality Balance)와 이닝 당 실점 등 순위 결정 방식에서도 우월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이날 한국은 초반 상대 마운드를 두들겼다. 3회 김하성과 박병호의 징검다리 솔로포, 그리고 4회 황재균의 솔로포로 3점을 냈고, 5회 양의지의 적시타와 손아섭의 내야 땅볼로 2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굳혔다. 타선은 14안타를 뽑아냈다. 그러나 이날 승리의 원동력에는 타선의 폭발만이 아니었다. 수비와 마운드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상대의 추격 흐름을 차단하는 장면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 박병호의 이닝 종료 호수비…그리고 솔로포 2방
한국은 선발 최원태가 깔끔했던 1회와 달리 2회는 제구가 흩날리며 불안했다. 2회말 1사 후 키노 준야에 볼넷을 내줬고 모리시타 쇼헤이를 3루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2루 진루를 허용했다. 2사 2루의 위기. 그리고 마츠모토 모모타로에 우전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다. 하지만 1루수 박병호가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 이닝을 종료시켰다. 강한 타구에 바운드까지 급격하게 튀었지만 박병호의 집중력이 호수비를 만들었다.
실점 위기를 넘긴 한국은 위기 뒤 기회를 맞이했다. 박병호의 호수비가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이어진 3회초 공격에서 김하성과 박병호의 징검다리 솔로포가 터지면 주도권을 잡았다.
＃'긴급 투입' 이용찬의 굳건함, 3회 실책 후 위기 상황 극복
2회 2점을 냈지만 한국은 3회 곧장 위기에 몰렸다. 2회를 마치고 최원태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면서 이용찬이 3회에 조기 투입됐다. 이용찬은 몸이 덜 풀린 듯 3타자 연속 풀카운트로 볼이 많았다. 선두타자 키나미 료를 3루수 뜬공 처리했지만 1사 후 아오야기 쇼에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아오야기에 2루 도루를 허용했지만 사토 아사히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위기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2사 2루에서 키타무라 쇼지를 2루수 방면 빗맞은 타구로 유도했지만 2루수 안치홍이 타구를 놓쳤다. 불규칙 바운드에 안치홍이 타구를 더듬었다. 실책으로 이닝이 끝나지 않았고 2사 1,3루로 위기가 증폭됐다. 득점 이후 실점은 최악의 시나리오였고 실책이 포함돼 있기에 분위기는 차갑게 식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용찬은 긴급 호출과 실책이라는 변수를 극복하고 2사 1,3루에서 치카모토 코지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 일본의 추격을 차단했다. 이후 6회 2사에서 1점을 허용하기 전까지 호투했다.
# 8회 1사 1,3루의 위기, 함덕주의 'KK'…그리고 2이닝 마무리
5-1로 앞선 상황에서 한국은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결국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이했다. 8회말 올라온 최충연이 선두타자에 안타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함덕주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함덕주는 첫 타자 지비키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해 1루 선행주자를 잡아냈다. 하지만 키타무라에 중전 안타를 허용했고 중견수 박해민이 미끄러지며 타구를 뒤로 흘렸다. 1사 1,3루의 실점 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함덕주는 강했다. 함덕주는 치카모토를 7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4번 타자 사사가와 코헤이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마지막 실점 위기를 스스로 이겨냈다. 이후 함덕주는 9회까지 마운드에 올라와 2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한국의 일본전 완승에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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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