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결승 한일전과 병역특례라는 특수성 외에도 참 많은 게 걸려 있는 한 판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내달 1일(이하 한국시간) 밤 8시 30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일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을 벌인다.
한국은 지난 29일 펼쳐진 대회 준결승서 박항서 매직을 잠재웠다. 공격적인 선수 구성과 포메이션이 적중했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의 2골과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골을 묶어 베트남의 추격을 3-1로 돌려세웠다.

결승전도 여러 이유로 이목을 끈다.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된다'는 한일전이 축구 결승전서 처음으로 성사됐다. 일본은 2020 도쿄 올림픽을 겨냥해 전원 20~21세의 어린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만에 하나 한국이 질 경우 후폭풍은 예상할 수 없다.
한국은 병역특례라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다. 월드 스타 손흥민(토트넘)은 군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 이번에 금메달을 따지 못할 경우 이듬해까지 병역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조현우(대구), 황희찬(잘츠부르크), 김민재(전북), 황의조, 이승우 등 향후 한국 축구를 책임질 이들도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각종 기록 경신도 가능하다. 한국 축구는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2연패에 도전한다. 1970년 방콕(버마와 공동우승), 1978년 방콕(북한과 공동우승), 1986년 서울,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통산 5번째이자 2회 연속 정상을 조준한다.
이란과 함께 나눠가졌던 역대 최다(4회) 우승국 칭호도 독차지할 수 있는 기회다. 한국 축구가 아시안게임 원정서 거둔 우승은 1970년과 1978년 두 번에 불과했다. 사상 처음으로 원정서 단독 우승을 노린다.
개인 기록도 걸려 있다. 황의조는 이번 대회 6경기서 9골을 넣으며 득점랭킹 1위에 올라있다. 이미 하나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남자 각급 대표팀을 통틀어 단일 국제대회 최초로 두 번의 해트트릭(바레인, 우즈벡)을 달성했다. 24년 만에 대기록도 넘본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서 황선홍(11골)이 세운 최다골에 2골 차로 다가섰다. 현재 황의조의 폼이라면 기록 경신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한국이 '숙적' 일본을 제물로 이 모든 훈장과 영예를 안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dolyng@osen.co.kr

[사진] 보고르(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