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 데뷔 21년차에 접어든 배우 박은빈은 누가 뭐래도 모범생이었다.
지금껏 큰 사고를 쳐본 적이 없어 부모님에게 맞거나 혼난 적이 없을뿐더러 남들에게 화를 자주 내는 편도 아니라고 했다. ‘1인자’ 유재석이 인정할 정도로 바른 생활을 자랑했다.
30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해피 투게더’는 호러와 유머 사이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이날 배우 박은빈과 최다니엘, 개그맨 정성호와 황제성이 출연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조합은 방송 내내 큰 웃음을 선사했다.

토크쇼 출연이 처음이라는 박은빈은 “제가 긴장을 안 하는 스타일인 줄 알았는데 오늘 방송국 앞에 오니 (기자 분들이)사진을 찍으시더라. 그때부터 사람을 쥐어짜는 느낌이었다. 지금 되게 긴장된다”고 말했다.
긴장을 많이 했다고는 하지만 그녀에게서 되레 여유가 느껴졌다. 차분하고 느긋한 성격이 발휘됐기 때문이리라. 박은빈은 “어느 선배님이 ‘은빈이 앞에서 개그를 했을 때 얘가 안 웃으면 그 사람은 개그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웃기지 않은 농담에도 혼자 ‘꺄르르~’ 웃어넘기는 모습은 예능인들이 바라는 최고의 리액션이었다.
박은빈은 과거 KBS2 ‘개그콘서트’에 출연했던 경험도 털어놨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2002년에 출연 제안을 받았었다”며 “원래 1회만 출연하는 거였는데 제작진이 ‘반응이 좋으니 한 번만 더 해달라’고 하셨다. 근데 어쩌다보니 3개월 동안 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코너 ‘수다맨’에서 강성범을 소환하는 역할을 맡았다. 당시의 영상이 깜짝 공개됐는데, 앳된 모습이지만 어릴 때부터 청순하고 단아한 미모를 자랑해 눈길을 끌었다. 1998년 SBS 드라마 ‘백야 3.98’로 데뷔한 그녀는 올해 햇수로 데뷔 21년차에 접어들었다.
박은빈은 “그때를 떠올리면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게, 저는 대본을 외우고 연기하는 습관이 있었다”며 “근데 강성범 아저씨가 순발력이 좋으셔서 그런지 당일 대본을 고쳐서 주셨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뻔뻔하게 개그를 이어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일찍 데뷔했기에 나이에 비해 경험이 많았는데 경의선-동해선 연결 착공식 퍼포먼스에도 참여했었다고 했다. 박은빈은 “분단의 장벽이 제거됐다는 퍼포먼스에 참여했다. 제가 민간인 최초로 철책선을 넘었다. 당시 지뢰 제거 작업이 안 돼 있을 때인데, 저와 저를 보호해주시는 군인 한 분과 3시간 동안 얘기를 나누며 기다렸다”고 여유 있는 성격을 전했다. 당시에도 짜증 한 번 내지 않았다고.
박은빈은 그러면서 “지금껏 부모님께 혼날 일을 한 적이 딱히 없었다. 매를 맞은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만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놀이공원. “화가 한계치에 다르면 놀이공원에 간다. 좋아새서 분기별로 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재석은 박은빈의 평소 성격을 들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람의 내면을 읽고 분석하는 것처럼 어렵고 힘든 일은 없다. 사람의 마음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은빈에겐 온순하고 바른 본성이 있다. 자존감 형성은 태도에 달려 있으며 행복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업을 알고 있는 듯 보였다./ purplish@osen.co.kr
[사진] ‘해피투게더3’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