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29·두산)이 대표팀 미들맨으로서 완벽하게 자신의 몫을 해냈다.
선동렬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투수 기용에 대해 작은 고민을 내비쳤다. 이번 대표팀에서 선발 투수 자원은 총 6명. 양현종(KIA)가 에이스 역할을 소화하는 가운데, 이용찬(두산), 임찬규(LG), 최원태(넥센), 임기영(KIA), 박종훈(SK)이 소속팀에서 선발 투수로 뛰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총 6경기를 치른다. 선동렬 감독은 "첫 경기에 나서는 투수가 결승전에 나서도록 하겠다"라며 "한 명은 미들맨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선동렬 감독은 미들맨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선 감독은 "미들맨은 선발 투수 한 명이 혹시라도 일찍 무너졌을 때를 대비하는 역할이다. 중요한 역할인 만큼, 가운데에서 던진 경험이 있고 컨디션이 비교적 좋은 선수가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훈련을 지켜본 끝에 선동렬 감독은 이용찬을 미들맨으로 낙점했다. 이용찬은 지난해까지 마무리투수로 뛰었고, 올 시즌에는 19경기에서 11승 3패 평균자책점 3.71로 순항했다. 선동렬 감독이 구상한 미들맨 적임자였다.
데뷔 후 첫 태극마크를 단 이용찬은 자신의 몫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지난 28일 홍콩전에서 선발 투수 임찬규에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와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30일 운명의 한일전에서 선동렬 감독이 우려했던 사태가 일어났다. 선발 투수 최원태가 2이닝 소화 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이용찬이 긴급 투입됐다.
2-0으로 앞선 3회말 마운드에 올라온 이용찬은 일본 타자를 한 명씩 돌려세웠다. 3⅔이닝 동안 총 56개의 공을 던진 그는 3⅔이닝을 4피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냈다. 그사이 타선도 힘을 내면서 5-1로 달아났다. 결국 이용찬에 이어 최충연(1⅓이닝), 함덕주(2이닝)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막았고, 한국은 이날 경기 승리를 잡았다.
총 56개의 공을 던진 이용찬은 중국전과 결승전에서는 등판이 어려울 예정이다. 그러나 금메달 길목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상대로 완벽하게 임무를 마치면서 이번 아시안게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됐다./ bellstop@osen.co.kr
[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