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배우 김정현이 ‘시간’의 하차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여주인공 서현이 ‘시간’의 히로인이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시간’에서는 지현(서현)의 일탈에 그대로 이용당해주는 수호(김정현), 수호의 인터뷰와 민석으로부터 듣게 된 사건의 진실로 인해 흑화 된 지현, 지현에게 모든 진실을 털어 놓은 민석(김준한), 지현을 향한 수호의 진심을 알고 파혼을 선포한 채아(황승언)의 모습이 담겼다.
지현은 이날에서야 비로소 수호가 동생이 죽던 날 현장에 있던 남자였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 받았다. 신민석은 지현에게 수호가 채아와의 결혼이 싫어 지은(윤지은)을 이용한 것부터 천회장(최종환)의 백지수표 제안으로 자신이 사건을 은폐하게 됐다는 사실까지 모두 털어놨다. 이 때문에 지현은 모든 것이 돈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고 망연자실한 채 자취를 감췄다.


동생 사망의 비밀을 안 지현은 “더 중요한 것도 그냥 돈으로 사면 되잖아. 사람 마음도 돈으로 사는데”라며 180도 바뀐 모습을 보였다. 그는 수호에게 “도대체 어떤 세상이길래 사람들은 그 곳을 모멸하면서 동경할까요? 나도 거기서 살 수 있게 도와줄래요?”라며 야심을 드러내는가 하면, 수호와 채아의 파혼을 이끌고 돌연 수호에게 “결혼해요 우리”라며 돌발 제안을 해 혼란을 야기했다.
‘시간’은 이제 클라이막스로 접어든 상태. 수호, 지현, 민석, 채아의 얼킨 운명이 서로를 더욱 옥죄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에는 지현의 동생 사망 사건이 조용히 지나가길 바라는 한켠의 진심과 진짜 자신이 지현의 동생을 죽였는지 궁금해 진실을 밝히고 싶은 마음 양면에서 혼란스러워하던 수호가 ‘시간’의 주요 테마였다. 수호가 진실을 파헤치고 싶기도, 덮고 싶기도 하는 마음 속에서 점점 지현을 사랑하게 되고 마침내 지현을 위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결심하는 과정이 ‘시간’에서 중점적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이제 지현이 ‘시간’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시간’의 주인공은 양가감정에서 비롯된 혼란을 가진 캐릭터가 서게 된다. 수호는 이제 지현을 향한 마음을 확실히 깨달았고, 그 때문에 더 이상 내면의 갈등은 없다. 하지만 지현은 자신이 믿어왔던 수호가 사건의 중심이었다는 걸 알았고, 수호에 대한 호감과 증오, 그리고 돈과 권력에 대한 증오와 이를 가져야만 한다는 야심을 품게 됐다.
지현의 복잡한 내면은 이제 ‘시간’에서 풀어가야 할 메인 테마다. 자연스럽게 무게추가 배우 김정현에서 서현으로 옮겨지게 된 것. 김정현은 아쉽게도 건강상의 이유로 ‘시간’을 하차하게 됐다. 아직까지는 ‘시간’의 남은 분량이 있으나, 하차를 선언한 만큼 곧 서현이 오롯이 ‘시간’의 중심을 짊어져야만 한다. 드라마는 다행히도 김정현의 하차에도 드라마가 크게 기울어지지 않을 만큼 미리 무게중심을 옮겨두고 있는 모양새다.
서현은 ‘시간’에서 민낯도 불사하며 혼신의 연기 열정을 쏟고 있다. 그 덕분에 극한 상황에 몰린 지현을 절제된 오열과 감정 연기로 제대로 표현해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중. 이제는 ‘시간’을 온전하게 이끌어야 하는 히로인이 됐다. 서현이 과연 ‘시간’을 무사히 종착역까지 이끌고 가 완성도 있는 드라마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 눈길을 모은다. / yjh0304@osen.co.kr
[사진] ‘시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