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첫 소회', "최소 2년전부터 WC 대회 준비 절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8.31 12: 34

"월드컵 준비는 최소 2년전 부터 시작해야 한다".
신태용 감독은 31일 서울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열린 2018 한국축구과학회 컨퍼런스에 참석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첫 번째 소회를 내놓았다. 그동안 대표팀을 떠난 뒤 한 차례도 인터뷰를 실시하지 않았던 신 감독은 한국축구의 연구를 위한 자리에서 몇 가지 이야기를 내놓았다.
이번 컨퍼런스는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보는 아시아 축구의 미래’를 주제로 여러 화자가 나서 각자 맡은 부분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신태용 전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나타난 아시아와 세계 축구의 차이’ 등의 주제로 대회를 돌아봤다.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과 경기서 불거진 전술적 논란에 대해 "한국 축구가 가장 약했던 것은 유럽의 신장과 힘의 문제였다"면서 "스웨덴은 높이와 힘이 분명하게 우리 보다 앞섰다. 따라서 김신욱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했다. 권창훈-이근호 등 공격진에서 부상자가 늘어났기 때문에 플랜 A는 사용할 수 없었다. 김신욱의 높이를 통해 측면 선수들의 활용이 가장 중요했다. 4-3-3 전술을 통해 분명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김신욱의 경우 골 결정력이 높았기 때문에 기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방 압박을 펼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 상대 공격의 압박에 대한 평가를 묻자 "상대 지역까지 압박을 펼치자고 강조했던 것은 분명했다. 경기 초반은 나쁘지 않았다. 박주호가 갑작스럽게 부상을 당하면서 여러가지 흔들린 부분이 많았다. 월드컵 경기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스웨덴이 어떻게 경기를 펼쳤는지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스웨덴은 후방에서 전방으로 길게 패스 연결을 시도한다. 높이를 통한 공격을 펼친다. 높이에 우위를 점하고 문전에서 안쪽으로 파고드는 공격을 펼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상황이 높았다. 수비적인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밀려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수비를 펼치다 보니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역습을 나가지 못했던 부분이 정말 아쉽다. 스웨덴전서 선제골을 내주면 역전이 불가능 했기 때문에 전술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대답했다.
멕시코와 2차전서 발생했지만 VAR(비디오 판독)까지 이어지지 못했던 기성용이 당한 반칙 상황에 대해 신태용 감독은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신 감독은 "FIFA에서 분명히 내놓은 가이드 라인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분명하게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보이지 않았지만 나 뿐만 아니라 기성용까지 항의를 했다. 하지만 심판들은 전혀 받아 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기성용에게 더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서 비난의 핵심이 됐던 장현수의 기용과 대처 방법에 대해 신태용 감독은 솔직한 이야기를 내놓았다.
신 감독은 당시 상황의 뒷 이야기에 대해 "장현수에게 SNS를 보지 말라고 했다. 너와 나는 함께 한국에서 살 수 없다. 미련 없이 독일전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대표팀에서 사퇴하자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잘 준비하라도 다독였다. 선수 본인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면서 "감독 입장에서 힘든 것은 분명하다. 일희일비가 정말 심각하다. 작은 실수라도 한다면 살기 힘들 정도의 비난이 나온다. 선수들이 실수를 하더라도 질책 보다는 포옹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 미디어 관계자도 있지만 월드컵 본선에 가기전에 미디어를 통해 많은 비난을 받았다. 미디어의 경우 응원과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 획기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서 새롭게 도입된 비디오 분석에 대해 "아시아권 대회라면 분명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보다 강한 상대와 대결은 그렇지 않다"면서 "그러나 사용할 수 있는 분들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태용 감독은 "축구협회는 정말 큰 도움을 줬다. 하지만 가장 절실하게 느꼈던 것은 최소 2년전 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고 느꼈다. 월드컵에 나선다는 가정 하에 철저하게 준비를 펼쳐야 한다. 월드컵 베이스캠프와 전지훈련지도 정말 좋았지만 평가전을 하면서 이동시간이 너무 길었다. 적어도 1~2년 전에 준비를 했다면 우리가 원하는 곳에서 훈련을 하면서 달라질 수 있다. 월드컵 진출 후 준비했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도 분명하게 남았다"고 강조했다. / 10bird@o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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