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들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
윤희여(33, 팀스톰)가 여자프로볼러로는 최초로 메이저 타이틀을 공식적으로 보유하게 됐다. 남자프로들만의 전유물이었던 메이저 타이틀을 공식적으로 보유한 첫 여성프로가 된 것이다.
윤희여는 31일 경기도 수원 빅볼볼링경기장에서 열린 '제1회 케겔컵 SBS 프로볼링 선수권대회' TV파이널 최종결승전에서 김효미(37, 타이어뱅크)를 228-205로 꺾고 시즌 3승이자 개인 통산 6승을 획득했다.

앞서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여자 프로볼러는 2명이 있었다. 지난 2016년 바이네르컵에서 정호정, 그 해 스톰·도미노피자컵에서 미국여자프로볼러(PWBA) 다니엘 매큐언이 그들이었다. 하지만 정호정은 초청자격으로 참가해 공식 타이틀로 인정받지 못했고 매큐언은 한국프로볼링(KPBA) 선수가 아니었다.
남녀 프로볼러가 함께 출전하는 메이저 대회는 상대적으로 남성 프로볼러들이 좋은 성적을 냈다. 그동안 두 차례 여성프로볼러가 우승했지만 정식 타이틀로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희여는 대회를 앞두고 왼쪽 무릎 염증으로 고생했다. 하지만 당당히 2000만 원의 상금과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윤희여는 경기 후 "현실감이 없다. 실제 상황인지 아직 얼떨떨하다"면서 "케겔이 주최한 첫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윤희여는 "맨 마지막에 경기에 나서야 하다보니 연습 때보다 레인 변화가 심했다. 왼쪽은 오일상태가 다소 말라 있었고 오른쪽은 많아 볼이 밀렸다"고 고충을 설명했다.
윤희여는 결승 상대 김효미와 각별하게 지내고 있다. 이에 윤희여는 "사실 효미 언니가 올라오는 것이 부담스럽긴 했다. 워낙 친하기 때문에 언니가 이기든 내가 이기든 서로 미안할 것 같았다"면서 "언젠가 둘이 파이널에서 대결하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현실이 됐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특히 윤희여는 여성프로볼러 최초로 메이저 타이틀을 보유하게 된 것에 대해 "메이저 대회는 긴장감이 남다르다. 얼굴도 상기되고 땀도 많이 난다"면서 "이번 우승이 다른 여성프로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가 됐으면 한다. 남자프로들을 이기기 어렵다는 편견을 깰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