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시타 가뭄에 시달리던 야구대표팀이 결승전을 앞두고 목마름을 달랬다. 이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가까스로 찾은 긍정적인 요소였다.
한국은 3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중국과의 경기에서 10-1로 이기고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선발 임기영이 초반 위기를 잘 이겨내며 6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의 발판을 놨고, 타선도 경기 중반부터 좋은 감을 선보이며 금메달 전선을 밝혔다.
이날의 관건은 타격이었다. 한국은 대만과의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1-2로 졌다.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첫 경기에서 5-1로 이기기는 했으나 타격이 시원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김현수 손아섭 등 몇몇 선수들의 부진이 도드라졌다. 때문에 홍콩과의 경기에서도 일찌감치 콜드게임을 완성시키지 못해 9이닝을 모두 소화하는 등 힘겨운 양상이 이어졌다.

일본전에서도 홈런 세 방이 나오기는 했지만, 적시타는 5회 양의지 2루타 하나에 그쳤다. 수많은 찬스에도 좀처럼 시원하게 도망가지 못했다. 중국전 초반도 그런 양상이었다. 1회 점수를 선취점을 내기는 했지만 상대 실책에 힘입은 것이었다. 오히려 2회 기회를 놓쳤고 3회에는 삼자범퇴에 머물렀다. 긴장을 놓을 수 없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4회 손아섭이 김현수를 불러들이는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1점을 달아났고, 5회에는 기다렸던 승부처에서의 홈런이 터졌다. 1사 후 김하성이 볼넷, 김재환이 우전안타로 루상에 두 명의 주자가 나갔고, 박병호가 이날 비교적 좋은 활약을 펼치던 중국 선발 공하이청을 상대로 중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승부의 흐름을 완전히 가르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한국은 6회에도 양의지의 2루타로 만든 1사 2루에서 황재균의 중전 적시타가 나와 1점을 추가했다. 2사 후 김하성의 좌전안타로 다시 득점권에 주자를 보낸 한국은 김재환이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2타점 적시타를 치며 8-0까지 달아났다. 콜드게임 여부와는 관계없이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한 방이었다.
7회에도 박민우가 안타, 김현수 이재원이 모두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볼넷을 골랐다. 이렇게 만든 무사 만루에서 손아섭이 10구 승부 끝에 우전 적시타를 때렸고, 1사 후에는 이정후의 얕은 파울플라이 때 김현수의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1점을 더 보탰다.
물론 중국은 우리보다 수준이 떨어지고, 우리가 이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결승전을 앞두고 소득이 있었다. 임기영이 6⅓이닝을 버티며 투수 소모를 최소화했고, 타격은 결승에 맞춰 서서히 올라오는 감을 과시했다. 결승 상대가 대만이든 일본이든 양현종을 필두로 총동원이 예상되는 마운드는 건재를 예견할 수 있다. 여기에 타선이라는 마지막 퍼즐이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