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규정상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선동렬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마지막까지 선발 투수를 비밀리에 부쳤다. 지난 31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중국전에서 10-1로 승리하며 결승 진출을 확정한 선동렬 감독은 1일 결승전 선발 투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내일(결승전) 선발 투수는 양현종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잠시 멈칫한 선동렬 감독은 "대회 규정상 그건 아닌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아시안게임 야구 규정상 선발 투수는 전날 미리 공개할 의무가 없다. 라인업 교환 1시간30분 전에 오른손, 왼손인지만 알리면 된다.

선동렬 감독은 아시안게임 기간 내내 이 같은 대회 규정을 지켰다. 지난달 26일 예선 첫 경기 대만전을 하루 앞두고도 선동렬 감독은 "대회 룰대로 따르겠다. (오른손과 왼손) 반반 아니겠습니까"라며 선발 투수를 함구했다. 이튿날 예상대로 양현종이 선발 투수로 나섰다.
대만전 이후로도 선동렬 감독은 속시원히 선발 투수를 미리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의 선발 투수는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27일 인도네시아전 박종훈, 28일 홍콩전 임찬규, 30일 일본전 최원태, 31일 중국전 임기영이 취재진들의 예상대로 모두 선발 등판했다. 1일 결승전도 에이스 양현종의 등판이 유력하지만 선동렬 감독은 말을 아꼈다.
이유를 찾자면 인터뷰 직후에는 한국의 결승전 상대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또 다른 슈퍼라운드 대만-일본전은 한국-중국전이 끝난 뒤에 열렸다. 결승 상대가 대만일지 일본일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결승 상대팀에 따라 두 가지 선발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일 수 있다.
전통적으로 한국 왼손 투수에 약했던 일본전이라면 의심의 여지없이 양현종이 선발이다. 하지만 다시 대만을 만나면 또 다른 카드로 정통 언더핸드 박종훈도 고려할 만하다. 대만은 예부터 한국 잠수함 투수들에게 약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일본이 대만을 꺾고 결승에 오르면서 양현종의 결승전 선발등판이 확실시 된다.
어차피 마지막 경기인 결승전은 총력전. 중국전 선발 임기영과 일본전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최원태를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이 모두 불펜 대기한다. 선동렬 감독은 "그렇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정우람도 요긴하게 써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