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성사된 아시안게임 결승 한일전. 숱한 논란과 치욕의 출발로 꼬일대로 꼬인 매듭을 풀기 위한 야구 대표팀의 최종 관문이 눈앞에 다가왔다. 슈퍼라운드 한일전을 복기했을 때 '초전박살'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첫 경기였던 대만에 패했지만 이후 인도네시아, 홍콩을 조별예선에서 꺾었고, 슈퍼라운드에서도 일본과 중국을 연파하면서 불리한 경우의 수를 딛고 결승에 선착했다. 그리고 한국의 결승 파트너는 지난달 31일 대만과의 슈퍼라운드에서 5-0 완승을 거둔 일본으로 결정됐다.

일단 한국은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은 5-1로 꺾으면서, 결승 진출의 7부 능선을 넘었다. 한국은 당시 선발 투수였던 사타케 카츠토시(도요타)를 상대로 김하성, 박병호, 황재균이 홈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초반 주도권을 잡았고 이것이 경기 끝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날 일본전의 옥의 티라면 선발 사타케를 4⅔이닝 5실점으로 끌어내린 뒤 뒤이어 올라온 4명의 투수들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아라니시 유다이(혼다·1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타카하시 다쿠미(일본생명·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카츠노 아키요시(미쓰비시·⅔이닝 1피인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우스이 이사무(도쿄가스·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에 4⅓이닝을 틀어막혔다. 만약 초반 기선 제압에 실패했다면 경기 흐름이 꼬일 수도 있는 양상이었다.
사실 일본은 엔트리상 핸디캡을 갖고 있다. 투수 엔트리가 8명에 불과하다. 당초 에이스로 경계대상이었던 요시카와 순페이(파나소닉)가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계약 과정에서 일본야구연맹(JABA)의 규정에 저촉되는 문제가 발생해 대표팀 자리를 반납했다.
조별예선을 모두 콜드게임으로 끝냈지만 슈퍼라운드에서 투수 투수진 출혈이 불가피했다. 한국전 4명의 투수가 올라왔고, 대만전에서는 사실상의 에이스인 오카노 유이치로(도시바)를 소모했고(5⅔이닝 무실점), 아라니시 유다이(혼다)가 경기를 끝냈다(3⅓이닝 무실점). 그나마 대만전을 2명의 투수로 끝내면서 출혈을 최소화했다.
한국은 물론 일본도 말할 것도 없는 총력전. 특히 일본은 오카노와 아라니시를 제외하고는 전원 대기다. 선발 투수는 한국전 마지막 투수였던 우스이가 유력하다. 우완 우스이는 지난달 27일 중국과의 예선전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3일 휴식 후 등판이다.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등판 간격이 모두 촘촘한 상황. 짧은 호흡으로 일본의 투수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안 그래도 전력분석에 애를 먹으면서 낯가림을 했던 한국 타선의 상황을 생각하면, 투수의 공이 적응하려는 순간, 교체가 이뤄질 경우 답답한 양상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특히 태국전 선발이었던 호리 마코토(NTT 동일본)가 롱릴리프로 일본의 키플레이어가 될 전망. 그리고 지난 한국전에 등판하지 않았던 완전 생소한 투수다.
만약 지난 슈퍼라운드 일본전과 같이 초반 공략에 실패한다면 결승전의 양상은 예측할 수 없게 된다. 이정후가 공격 활로를 뚫고 박병호와 김하성, 황재균 등의 한 방이 더욱 절실해진다. 초반 타선의 힘으로 주도권을 쥐는 '초전박살'이 필요하다. 대회 1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손아섭이 지난 중국전에서 3안타를 때려내며 부활의 서막을 알린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군 미필자 관련 논란, 그리고 첫 경기 대만전에서 당한 패배로 야구 대표팀은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부담으로 가득했고 매듭이 더욱 꼬였다. 그러나 그 매듭을 서서히 풀어 나가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관문까지 눈앞에 왔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