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승기다. 선배 가수로서 후배들을 향한 따뜻한 조언은 물론 생방송 프로그램 MC로서 흠 잡을 데 없는 진행으로 엠넷 '프로듀스48'의 유종의 미를 장식했다.
이승기는 시즌1 장근석, 시즌2 보아에 이어 엠넷 '프로듀스48'의 국민 프로듀서 대표를 맡았다. 장근석은 세련되면서 재치있는 진행으로, 보아는 진중하면서 따뜻한 조언으로 합격점을 받았다면 이승기는 이 두 가지 덕목 모두 갖춘 국민 프로듀서 대표로 기대를 모았다.
제작진과 국민 프로듀서들의 촉은 옳았다. 이승기는 지난 6월 15일 '프로듀스48' 첫 방송부터 3개월간 국민 프로듀서를 대표해 96명의 연습생들을 보듬었다. 대선배인 이승기의 응원을 등에 업은 한일 양국의 연습생들은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셈이었다.

배윤정, 소유, 메이제이리, 치타, 최영준, 이홍기 등 트레이너들이 촌철살인 같은 지적과 매의 눈 같은 교육으로 연습생들을 가르쳤다면 이승기는 틈틈이 예비 후배 가수들의 연습현장을 찾아 따스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연습생들은 눈물까지 흘릴 정도였다.

지난달 10일 방송된 9회에서 이승기는 상담에 나섰다. 그는 어린 친구들의 질문에 "끝날 때까지 모르는 거다. 여러분들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뛰는 경기를 보고 싶지 않나. '거친 파도가 노련한 뱃사공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그는 "순위가 떨어졌다고 해서 '내가 잘못했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원래 자신의 장점이 안 보일 수 있다. 각자가 제일 잘하는 것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무대에 올라갈 때는 순위보다 무대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그 순간만큼은 '내가 제일 잘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한국말로 '자뻑'이다", "조회수나 악플은 얼른 보고 빨리 넘겨라. 자기만의 색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더했다.
이에 연습생들은 따스한 위로를 받았고 눈시울까지 붉혔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 연습생들은 이승기를 향해 "늘 저희들 신경 써서 힘내라고 따뜻한 말씀 많이 해주셨다. 덕분에 힘을 냈다", "저희를 위한 말을 콕 짚어서 해주셨다", "이승기 대표님이 저희 대표님이어서 든든했다", "대표님처럼 바른 어른이 될 테니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라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날 생방송으로 진행된 파이널 무대에서도 이승기의 품격은 빛났다. 생방송인데도 여유로우면서 깔끔한 진행은 100점 만점에 100점이었다. 긴장한 연습생들이 마이크를 들고 자리에 가버리자 센스 있게 이를 받아서 무난하게 진행을 이어갔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합격자 발표도 쫄깃했다.
지난해 10월 전역 후 이승기는 드라마와 영화, 여러 예능을 넘나들며 쉴 틈 없이 일하고 있다. 워낙 재능이 많은 까닭에 가능한 일. 현재는 히든트랙넘버V 프로젝트 8~9월의 키맨으로서 후배 뮤지션 마틴스미스와 1415의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어떤 무대, 어떤 자리에서든 제몫을 200% 해내는 이승기다. 그가 국민 프로듀서를 대표한 덕분에 '프로듀스48'의 감동과 재미는 배가했다. 아이즈원을 가슴으로 낳은 이승기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를 모은다. /comet568@osen.co.kr
[사진] 엠넷 '프로듀스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