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단일팀 코리아의 성과는 은메달을 초월했다.
이문규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은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이스토리아 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전에서 중국에 65-71로 패했다. 남북단일팀 코리아는 은메달을 따는데 만족해야 했다.
여자농구는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대회에 참가했다. 어려운 과정이 많았다. 북측선수 세 명이 가세하면서 남측선수 세 명은 대표팀에 참여할 기회를 잃었다. 북측선수들의 기량도 미지수였다. 7월 초 평양에서 실시된 통일농구를 통해 남과 북의 선수들이 처음 만났다.

대만 존스컵 전지훈련에서도 북측 선수들의 파견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대표팀은 남측 선수들로만 존스컵을 치르며 일찍 손발을 맞출 기회를 잡지 못했다. 북측의 로숙영, 장미경, 김혜연은 아시안게임 첫 경기를 불과 열흘 남기고 진천선수촌에 합류했다. 생소한 농구용어 등으로 어려움도 많았다. 남북 선수들은 짧은 시간에 친해지며 어려움을 극복해나갔다.
‘정치쇼’라는 편견과도 싸워야했다. 여자농구는 대표팀에서도 선수층이 깊지 않다. 전천후 득점원인 로숙영, 스피드가 뛰어난 포인트가드 장미경, 3점슈터 김혜연은 당장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됐다. 특히 로숙영은 예선을 거치면서 코리아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WNBA 시즌에 참여한 박지수의 합류가 늦어지며 여자농구는 11명의 선수로 예선을 통과했다. 대만과 예선에서 접전 끝에 85-87로 패하기도 했다. 박지수는 불과 며칠 만에 손발을 맞추고 대만과 준결승에서 합류했다. 코리아는 대만에 89-66으로 완승을 거두며 복수에 성공했다.
결승전에서 남과 북은 박지수와 로숙영을 중심으로 하나가 됐다. 장신숲인 중국에 맞서 단일팀으로 싸우는 모습은 뭉클했다. 하지만 코리아는 신장의 한계와 얕은 선수층의 깊이를 넘지 못하고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비록 결승전에서 패했지만,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해 따낸 은메달의 가치는 금메달 이상이었다. 여자농구가 남북의 체육교류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