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뿜뿜' 이승우의 왼발 한방, 잠자던 한국을 깨우다 [AG]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9.01 23: 03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의 왼발 한방이 잠자던 한국을 깨웠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밤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서 일본과 연장 혈투 끝에 2-1로 승리했다. 연장 전반 3분 이승우의 천금 선제골과 연장 전반 11분 황희찬의 결승골을 더해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2연패 역사를 썼다. 1970년 방콕(버마와 공동우승), 1978년 방콕(북한과 공동우승), 1986년 서울,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통산 5번째이자 2회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이란과 함께 나눠가졌던 역대 최다(4회) 우승국 칭호도 독차지했다. 두 차례 원정 공동우승을 넘어 사상 첫 원정 단독우승의 영예도 누렸다.

한국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고도 골운이 따르지 않아 애를 먹었다.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필두로 황인범(아산), 손흥민(토트넘) 등이 수 차례 일본 골문을 두드렸지만 열리지 않았다.
20~21세 선수들로 팀을 꾸려 객관적 전력 열세였던 일본의 수비적인 운영도 한국을 힘들게 했다. 일본은 작정하고 내려서 텐백을 구사했다. 3선에 9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이 촘촘히 늘어서 카운터 어택을 노렸다. 한국은 전반 45분 동안 소득을 올리지 못하고 후반을 기약했다.
난세영웅은 이승우였다. 후반 12분 김정민(리퍼링)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학범 감독은 0-0으로 답답하던 흐름을 끊기 위해 공격적인 카드로 이승우를 가장 먼저 꺼내들었다.
이승우 효과는 곧바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앞선의 열쇠였던 황인범이 중원으로 내려가면서 공격 작업이 더뎌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정규시간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연장까지 갔다.
이승우는 연장 전반 3분 만에 일을 냈다. 일본의 집중력이 떨어진 순간의 틈을 놓치지 않았다. 손흥민이 박스 좌측에서 드리블 돌파하던 것을 지체없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일본 골문 상단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슈팅 타이밍이었지만 이승우는 자신의 발앞에 볼이 오자 고민하지 않고 감각적으로 왼발을 갖다 댔다. 아름다운 궤적을 그린 공은 그토록 열리지 않던 일본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이승우의 자신감과 결단력이 한국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순간이었다./dolyng@osen.co.kr
[사진] 보고르(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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