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아시안게임 3회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찜찜함은 남았다. 경기력 문제는 차치하고, 병역과 관련된 부정적인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강했다. 앞으로 4년간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GBK 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1피안타 영봉승을 합작한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3-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이를 축하하는 여론만큼, 비꼬거나 곱지 않은 여론도 많다. 대표팀이 소집될 때부터 시작된 병역 관련 논란이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병역 특례를 받는다. 현역이나 공익근무요원 등 일반적인 방법으로 복무하는 대신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만 마치면 된다. 이는 꼭 야구뿐만 아니라, 축구 등 다른 종목의 선수들에게도 공히 주어지는 혜택이다.

문제는 금메달보다는 현실적으로 병역 특례가 더 중시되는, 어쩌면 전도된 상황이 중심에 있다. 특히 이번 대표팀의 경우 아시안게임 승선을 목표로 병역을 끝까지 미룬 몇몇 선수들 때문에 더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현역 입대를 불사했다는 점에서 병역 기피까지는 아니지만, 징병제 국가에서 분명 국민 정서를 건드리는 요소가 있었다. 여기에 아시안게임은 상대적으로 금메달을 따기 쉽다는 점에서 ‘무임승차론’까지 불거졌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을 겸하는 2019 프리미어12는 병역과 관계가 없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은 최정예 멤버가 나가도 메달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병역 논란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지금처럼 병역이 큰 이슈는 아니었다. 그러나 유독 아시안게임만 되면 논란이 불거진다. “일본과 대만이 아마추어를 파견하는 상황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는 인식이 기저에 있다.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은 사실 2018년 정식 종목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했다. 야구 인기가 특정 국가에 편중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개최국인 인도네시아의 인프라가 열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퇴출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개최됐다. 여전히 한국·일본·대만의 전유물이라는 비판은 있으나 적어도 향후 두 번의 대회에서는 존속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이야기다.

2022년 아시안게임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며, 2026년은 일본 나고야에서 개최한다. 일본은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나 소프트볼을 뺄 이유가 없고 중국도 야구 인프라 확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결국 2022년에도 다시 대표팀 선발을 놓고 한바탕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방부가 대체 복무제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에 들어갔으나 2022년은 해당 사항이 없을 예정이다.
사실 숫자로 찍히는 성적조차 똑 부러지는 기준이 될 수는 없고,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되는 터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선발은 없다. 누굴 뽑아도 논란이 된다. 이에 “우리도 리그를 중단하면서까지 전원 프로로 구성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거세졌다. 팬들은 리그 중단이라는 기형적인 구조에 불만이 적지 않다.
다만 그렇게 합의한다고 해도 방법론이 문제다. 축구처럼 연령 제한을 두는 것도 나름대로의 문제점이 있고, 전원 아마추어 선수들로만 구성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또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따지 못하는 대로 문제가 있다. ‘와일드카드’처럼 프로 선수들을 적절히 섞는다고 해도 그 범위가 몇 명이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정해두는 것 또한 어렵다. 리그가 운영되는 상황에서 차출되는 선수에 따라 각 구단별로 유불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군대에 가지 않은 선수만 보내서 열심히 뛰게 하고, 결과는 자신들이 책임지게 하자”는 극단적인 주장도 나오지만, 이는 오히려 병역 특례에 대한 논란만 더 부추길 수 있다. 이처럼 방안 모두 일장일단이 있어 쉽게 결정하기 어렵고, 아마추어 야구계의 의견도 폭넓게 수용해야 한다. 남은 기간 중 건전한 논의가 이뤄져 건전한 모델이 도출될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