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내 금메달이 아닌 국민들의 금메달" [AG]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9.02 01: 07

 "내 금메달이 아닌 국민들의 금메달."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1일(한국시간) 밤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서 일본과 연장 혈투 끝에 2-1로 승리했다. 연장 전반 3분 이승우의 천금 선제골과 연장 전반 11분 황희찬의 결승골을 더해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2연패를 달성하는 새 역사를 썼다. 1970년 방콕(버마와 공동우승), 1978년 방콕(북한과 공동우승), 1986년 서울,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통산 5번째이자 2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이란과 함께 나눠가졌던 역대 최다(4회) 우승국 칭호도 독차지했다. 두 차례 원정 공동우승을 넘어 사상 첫 원정 단독우승의 영예도 누렸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서 "국민들과 선수들에게 감사했다.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다. 힘든 게 몰려온 것 같다. 다른 선수들도 힘들겠지만, 나이를 먹어서 더 힘든 것 같다. 선수들 밖에 안 보였다. 선수들과 코치진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장 컸다. 태극기, 많은 국민들이 모두 생각났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장으로서 동료들에게 믿음을 줬던 손흥민은 "그런 건 정말 아니다. 많이 부족했는데 어린 선수들이 정말 정말 노력을 많이 해줘서 너무 고맙다. 잔소리도 많이 하고 쓴소리도 많이 했다. 선수들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해줘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어린 선수들이 하나가 돼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사상 첫 2연패 역사를 쏜 김학범호에 대해서는 "이 팀은 축구 잘하는 인성 좋은 팀이다. 다들 너무 축구를 잘하고 열망도 크다. 배고픈 후배들이었고, 형들이었다. 그래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목표 의식이 확실해서 가능했다"고 비결을 밝혔다.
와일드 카드로 선발해 준 김학범 감독에게는 진심 어린 고마움도 표현했다. "이렇게 부족한 사람을 와일드 카드로 뽑아주시고 좋은 전력, 좋은 전략으로 이런 선물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마지막 연장 30분은 축구 인생 잊지 못할 시간이다. 손흥민은 "골도 넣고 먹고, 평생 잊을 수 없는 30분이다. 정말 축구는 짧은 시간 안에도 많은 것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그런 행운이 우리에게 와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울보' 손흥민은 월드컵에서 두 차례, 올림픽서 한 차례 패배의 눈물을 흘린 뒤 3전 4기 만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은 "마지막에 국민들에게 가서 인사할 때 눈물이 조금 나더라. 나를 비롯해 선수들을 위해 각자의 일처럼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신 게 너무 감사하다. 내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지만, 이건 내 금메달이 아닌 국민들의 금메달"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승우의 선제골 장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 타이밍 때 이승우가 지체없이 왼발 슈팅을 시도해 열리지 않던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승우가 '나와 나와' 해서 빨리 비켜줬다. 승우가 더 좋은 자리에 있었고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자리였다. 결국 어시스트를 했다"고 기뻐했다./dolyng@osen.co.kr
[사진] 보고르(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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