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경고를 날린 이병헌도, 총상에도 연심을 드러낸 유연석도, 파혼 후 눈물을 보인 변요한도, 김태리를 향한 마음만은 같았다. 오로지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세 남자의 순애보가 안방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지난 1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17회에서는 고애신(김태리 분)을 향한 세 남자의 뜨거운 연심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관통했다. 누군가는 설렘 가득했고, 누구가는 애절했고, 누군가는 슬펐다.
유진 초이(이병헌 분)는 고애신의 부모를 죽인 원수 이완익(김의성 분)에게 오발사고인 첫 총성을 울리며 정면으로 맞섰다. 이완익은 외부대신인 자신도 모르게 무관학교 교관에 외국인인 유진이 임명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분노하며 무관학교를 찾았다.

유진은 그의 등장에 눈앞에 있던 총을 천천히 들더니 장전하고는 이완익 등 뒤에 있던 과녁을 향해 총을 쐈다. 유진은 고애신의 부모를 죽인 자가 이완익이라던 김용주(윤병주 분)의 폭로를 떠올리며 과녁을 빗나가게 한 발을 쐈다.

당황한 이완익은 "방금 그거 살인미수다"라고 말했지만, 유진은 "훈련장에서 오발 사고야 늘 있는 법이라"라면서 설핏 웃음까지 지어보였다. 이후에도 유진은 이완익의 협박에 아무렇지 않게 "나도 뭐 일본 이름 가진 조선인 하나 죽이는 게 일은 아닐 겁니다. 작금의 조선에선"이라고 의연하게 받아치며 도리어 살벌한 경고를 날렸다.
반면 구동매(유연석 분)와 김희성(변요한 분)에게는 아픔과 슬픔이 공존했던 회차였다. 이날 구동매는 호타루(김용지 분)로부터 '死(죽을 사)'라는 점괘를 받았다. 하지만 구동매는 자신을 찾아온 고애신(김태리 분)을 본 순간 심난했던 마음이 기쁨으로 바뀌었다.
고애신은 구동매에게 고사홍(이호재 분)의 의병 궐기 편지 건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동전을 건넸다. 다음 달 보름에도 만남을 약속한 고애신이 나가자 구동매는 동전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점괘가 틀렸다. 이리 나를 또 살리시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호타루의 점괘는 틀리지 않았다. 고애신이 준 동전을 손에 쥔 채 사탕집에 서 있던 구동매는 두 방의 총을 맞고는 쓰러졌다. 이 와중에도 구동매는 자신을 쏜 자를 확인 한 뒤 "다행이다. 그 여인이 아니라서"라며 웃은 뒤 "그 인사가 진심인 걸 이리 확인한다"고 말했다.
물론 그는 예고편을 통해 총상 후 극적으로 살아났음을 알렸다. 이와 동시에 "이제부터 애기씨의 무언가가 되어보려 합니다. 세상 모두가 적이 되어도 상관없겠다 싶어졌거든요"라고 고애신에게 고백, 더욱 심화될 애틋한 순애보를 예고했다.
그런가 하면 김희성은 고애신과 완전히 파혼을 한 뒤 혼자 자신의 방에서 납채서를 열어보며 오열했다. 김희성은 납채서에 적힌 내용을 한 글자 한 글자 읽어 내려가면서 고애신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김희성은 고애신을 위해 파혼을 결단하며 그동안 참아왔던 가슴속 슬픔과 고통 등 응축된 감정을 눈물 속에 담아내 뭉클함을 안겼다.

또한 그는 당구 내기 끝에 고애신에게 "이제 그대는 나의, 나는 그대의, 정혼자가 아니오"라며 파혼이 자신의 소원임을 밝혔다. 원하지 않는 이별의 상황임에도 김희성은 고애신에게 쏟아질 수군거림에도 잘 버텨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세 남자의 연심은 모두 한 여자, 고애신에게로만 향하고 있었다.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전한 경고도, 죽을 위기 속에서도 살아야 하는 이유로 한 여자를 생각하는 애틋함도, 사랑하는 이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애써 감춰야 하는 슬픔도 모두가 고애신을 위함이었다. 신분의 차이와 격변의 조선 속 이들의 사랑이 이뤄질 수 없는 이유는 차고 넘치지만, 그럼에도 이들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은 건 배우들이 그려내고 있는 캐릭터들이 너무나 가슴 아프면서도 아름다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종영까지 7회 분이 더 남아 있는 상황이라 결말을 논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이들이 더는 아파하지 않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결말을 맞이할 수 있길, 시청자들 모두가 간절히 바라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미스터 션샤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