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잘못과 이 빚은 평생 갈 것 같다. 한 순간에 대중들 마음을 돌린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신정환은 '아는 형님' 출연으로 일어날 후폭풍을 예측한 듯 많은 시간을 들여 대중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을 계속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고, 그만큼 빚이 있기 때문에 평생 갚겠다는 의미였다. 어렵게 성사된 '아는 형님' 출연이었지만, 이는 곧 신정환에게 또 다른 숙제로 남게 됐다.
사건의 발단은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 제작진이 '룰라 특집'을 준비하면서다. 이는 이상민이 평소 '아는 형님'에서 룰라 멤버들을 자주 언급했기 때문. 그런데 문제는 신정환이 김지현, 채리나와 함께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

녹화 이틀 전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엄청난 논란이 예고됐다. 신정환 복귀를 반대하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7년 자숙이면 충분하다며 그의 복귀를 환영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신정환 역시 OSEN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기쁘고 기대된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렇게 지난 달 23일 녹화가 진행됐고, 지난 1일 '룰라 특집'이 전파를 탔다. 김지현, 채리나보다 조금 늦게 등장한 신정환은 녹화 내내 긴장하며 조심스러워 하는 모양새였다. 등장부터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로 멤버들에게 지적을 받았던 신정환은 토크 중간 중간 터져나오는 '필리핀', '뎅기열', '카지노', '도박' 등의 돌직구를 온 몸으로 떠안았다.
'아는 형님' 멤버들은 신정환을 막 대하면서 특유의 재미를 살리려 노력했고, 그렇게 녹화가 마무리됐다. 그 흔하디 흔한 눈물 고백도, 감성 팔이도 없었다는 점에서 '아는 형님'다운 정면 돌파를 느낄 수 있었다. 신정환 역시 이런 '아는 형님' 분위기에 맞춰 '셀프 디스'를 하기도 하며 현장 분위기 그 자체를 즐겼다. 비록 오랜만의 복귀에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고, 이 때문에 '악마의 재능'으로 여겨지는 신정환표 예능감이 제대로 발현되지는 못했지만 신정환이 주는 존재감만큼은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는 1교시 말미가 되어서야 "하지 말아야 될 그런 일을 했기 때문에 내 잘못과 이 빚은 평생 갈 것 같다. 한 순간에 대중들 마음을 돌린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많은 시간을 두고 열심히 살고,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심경 고백과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마저도 멤버들은 신정환의 말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서며 여운을 남기지 않으려 애를 썼다. 신정환의 출연으로 '감성 팔이'를 하지 않으려한 제작진과 멤버들의 의도가 드러났던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방송 후 수많은 이들이 신정환의 출연과 관련해 쓴소리를 전했고, '아는 형님'에게도 불똥이 번졌다. 물론 신정환에게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냐며 신정환에게 응원을 전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만큼 신정환의 '아는 형님' 출연은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이며, 그의 앞으로의 행보 역시 진정성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코엔스타즈, '아는형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