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김구라가 아들 MC그리의 목소리도 알아채지 못하는 모습으로 모두를 폭소케 했다. MC그리는 랩이 아닌 노래로 대중 앞에 서서 의외의 매력을 선보이는데 성공했다.
2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서는 가왕 방어전에 성공한 동막골소녀에게 도전하는 복면가수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내 노래는 500점이야 500원 뒷면'과 '엄마 가왕하게 500원만! 500원 앞면'이 산울림' 회상'을 부르며 담백한 목소리를 선보인 대결이 그려졌다.

앞면이 타고난 리듬감으로 멜로디를 가지고 놀았다면, 뒷면은 가사를 이해하고 담담하게 그리움을 노래해 눈길을 끌었다. 김구라는 가만히 서서 노래한 뒷면에게 "왜 이렇게 매가리가 없냐", "미혼의 노총각 연기자라고 생각한다"고 호통을 쳤다.
또 뒷면의 어설픈 춤솜씨에 "이런 춤실력으로 여기에 나왔냐"고 말하는 한편 "홍경민 아니냐"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하지만 뒷면의 정체는 연기자도, 노총각도, 홍경민도 아닌 김구라의 아들이자 래퍼 MC그리(김동현)이었다.

김구라는 뒷면이 탈락 후 솔로곡을 부르자 뒤늦게 아들의 정체를 알아채 모두를 폭소케 했다. 김구라는 "복면가왕이 참 잔인한 프로그램이다. 지근거리에 아들이 있었는데 전혀 몰랐다. 많은 분들이 환호작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웃음은 드렸겠다 생각했다. 이게 과연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좌절해 재차 웃음을 안겼다.
이에 MC그리는 "김구라가 나를 몰라볼거라 생각했다. 언젠가 아버지에게 '혹여나 복면가왕에 나가게 되면 말씀드린다'고 했었기 때문"이라 말했고, 김구라는 "아까 전화를 했는데 안 받더라"고 말하며 이상했던 상황을 언급하기도.
MC그리는 "아버지와 하루 서너통 자주 전화를 한다. 아버지로부터 연락이 오겠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귀신같이 전화가 왔고, 미팅 중이라고 문자를 보냈다. 들킬까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눈만 꼭 감고 불렀다"고 말하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MC그리는 "'복면가왕'은 가면을 쓰고 목소리로만 승부하는 프로그램이다. 내 음악도 음악으로만 평가받고 싶고, 나 역시 래퍼 그리로만 평가받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김구라는 아들 MC그리도 제대로 못 알아채면서 임형준, 이수지 등 다른 복면가수들은 기가 막히게 빨리 알아맞히는 모습으로 재차 웃음을 안겼다. MC그리 역시 담담한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음악성을 다시 한 번 전해 눈길을 끌었다. /jeewonjeong@osen.co.kr
[사진] MBC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