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잔치' AG 야구, 더 이상 드림팀 필요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9.03 14: 25

아시안게임 야구에 프로선수들이 참가한 건 지난 1998년 방콕 대회가 최초였다. 당시 해외파 박찬호·서재응, 프로 임창용·김동주·박재홍·이병규, 실업 강혁, 대학 김병현· 박한이 신명철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여 금메달을 땄다. 대표선수 22명 전원 병역혜택을 받으며 아시안게임 드림팀의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그 이후로 아시안게임마다 프로 선수들이 대부분 주축을 이뤘다.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에선 22명 중 21명, 2010년 광저우에선 24명 중 23명, 2014년 인천에선 24명 중 23명이 프로 선수들로 가득 채워졌다. 아마추어 쿼터로 대학선수들이 1명씩 포함됐지만 사실상 프로 드림팀으로 꾸려졌다.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아예 24명 전원이 프로선수들로 이뤄졌다. 관례상 이뤄져온 아마추어 쿼터도 없었다. 첫 전임 감독제로 지휘봉을 잡은 선동렬 감독은 '금메달 따도 본전'인 아시안게임에 프로 최정예 전력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 참가한 10개국 나라 중 프로 리그가 있는 곳은 한국·일본·대만, 3개국뿐이었다. 아시안게임에 프로가 참가한 건 한국과 대만이 유이했다. 대만도 24명 중 프로는 7명으로 나머지 17명은 실업리그 선수들이었다. 아시아 야구에서 프로 역사가 가장 긴 일본은 24명 모두 사회인리그 선수였다. 
아마추어 대회인 아시안게임에 일본, 대만은 아마추어 선수들로 싸웠다. 승부도 중요하지만 경험을 쌓는 데 중점을 뒀다. 야구가 국기인 나라들이지만 미디어나 팬들의 관심도가 낮았다. 특히 일본은 아시안게임 기간 내내 현장을 찾아온 미디어 관계자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현장 TV 중계도 없었다. 지상파 3사가 동시 중계하며 대규모 취재진이 찾은 한국만 떠들썩했다. 
전력 차이가 뚜렷했지만 한국은 이기고도 본전인 경기의 연속이었다. 선동렬 감독은 대회 시작부터 끝까지 "선수들의 심리적 압박감이 컸다"고 말했다. 실력이 대등한 승부가 아니라 한 쪽으로 기울어진 승부가 되다 보니 야구적인 재미도 크게 떨어졌다. 금메달을 땄지만 보는 이들의 감흥과 여운이 없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시즌을 중단한 것부터 잘못됐다. 그러니까 선수들이 더 부담이 됐을 것이다. 아시안게임에 이렇게 프로선수를 많이 데려올 필요가 없다. 아마추어 중심으로 나이 제한을 두거나 프로 몇 명만 끼워도 충분하다. 앞으로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도 바뀌어야 한다. 프로 정예는 이제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만 23세로 나이 제한을 두며 와일드카드 3명을 끼우는 축구대표팀이 하나의 예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 역시 종목마다 특수성이 있다. 어느 방식이 됐든 변화는 불가피하다. 적어도 아마추어 대회인 아시안게임에 프로 드림팀은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 어쩌면 이번 아시안게임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waw@osen.co.kr
[사진] 자카르타=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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