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아니었어?"
tvN '미스터 션샤인'이 안방 시청자들의 애국심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일본인 보다 더 일본인처럼 독종 연기를 펼친 배우들 덕분이다.
1871년 신미양요와 20세기 초 한성을 배경으로 한다. 조선에서 도망쳐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간 노비의 아들 유진 초이(이병헌 분)가 미군 신분으로 조국에 돌아와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일제강점기 직전이 배경인 터라 현재 스토리는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 있다. 조선을 지키고자 애쓰는 의병들과 나라를 팔아먹으려는 친일파들이 공존하던 때이기 때문. 역사가 스포인 터라 '미스터 션샤인'의 엔딩은 그리 행복하진 않겠지만 우선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명연기가 펼쳐지고 있다.

이 작품이 더 큰 찬사를 받는 이유다. 유진 초이 역의 이병헌, 고애신 역의 김태리, 구동매 역의 유연석, 김희성 역의 변요한, 쿠도 히나 역의 김민정 등 주연급 배우들은 물론 이정은, 신정근, 배정남, 김병철, 김의성, 강신일, 이승준 등 버릴 조연 캐릭터가 없다.
특히 얄밉지만 손뼉을 치게 만드는 일본인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이 있다. 심지어 몇몇 시청자들은 이들의 연기를 보며 "실제 일본인 아니었나"라는 감탄을 쏟기도 했다. 배우 이정현, 정인겸, 김남희가 주인공이다.
이정현은 악랄한 일본군인 츠다 하사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일본군과 미군의 대치 상황에서 불꽃 같은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대선배인 이병헌에 밀리지 않는 대결을 펼쳤다. 이후 그는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 참석해 애국가를 불러 다시 한번 시선을 모았다.

일본 공사 하야시 역을 맡은 배우 정인겸도 시청자들이 국적을 헷갈릴 만한 연기를 쏟아내고 있다. 조선의 왕(이승준 분) 앞에서 일본의 이익을 논하는 일본 공사인 터라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2일 방송된 18회에선 일한의정서를 받으러 일본에 넘어간 그이기에 더 미울 수밖에.
17, 18회로 가장 크게 관심을 받고 있는 이는 배우 김남희다. 모리 타카시로 분한 그는 1회에서 유진 초이의 미국 친구로 잠깐 나왔다. 그랬던 그가 17, 18회에서 반전의 존재감을 내비쳤다. 조선 침략에 대한 야욕을 내비치며 유진 초이와 고애신의 관계까지 꿰뚫고 있어 남은 스토리에 막강한 영향력을 펼칠 전망이다.

세 사람 모두 자랑스러운 대한의 배우들이다. 서툰 영어를 구사하는 일본인 역할부터 살기 가득하고 비열한 일본인을 연기하는 이들 덕분에 '미스터 션샤인'을 보는 재미, 특히 조선에 대한 애국심이 높아지는 시청자들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미스터 션샤인'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