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열풍’ SK 2군, 김대유의 구속이 오른 마법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9.03 17: 39

SK 좌완 김대유(26)는 최근 퓨처스팀(2군)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최고 구속이 143㎞를 찍었기 때문이다. 평균 구속도 많이 올라와 있었다. 김경태 SK 퓨처스팀 투수코치는 “최고 구속이 140㎞에 훨씬 못 미쳤는데, 단기간에 구속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넥센을 거쳐 SK에 입단한 김대유는 원래 오버스로우 투수였다. 그러나 부상으로 쉰 기간이 있었고, 결국 사이드암으로 변신했다. 왼손 사이드암이라는 희소성에 각이 큰 커브로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한 투구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부상과 투구폼 변화로 예전의 구속을 찾지는 못했다. 구속이 130㎞대 중반에 머물곤 했다.
그런 김대유가 다시 평균 140㎞의 구속을 회복했으니 많은 관계자들이 놀란 것은 당연했다. 그렇다고 매커니즘적으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었다. 이에 대해 김경태 코치는 “김대유가 명상에 열중하면서 멘탈 관리는 물론 심호흡 등 여러 가지가 좋아졌다. 등판해서 명상을 할 수는 없지만, 등판하기 전에는 나름대로 꼭 이를 하고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명상이 가져온 마음의 변화가 경기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 셈이다.

김대유뿐만 아니라 최근 SK 2군 선수들은 명상 열풍이다. SK 퓨처스팀은 올해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까지 ‘멘탈 트레이닝’을 받았다. 마음을 가다듬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멘탈 트레이닝’의 연장 선상에 있는 프로그램이 ‘명상’이라고 할 만하다. 류준열 SK 사장이 ‘행복날개수련원’에서 이 프로그램을 봤고, 선수들과 접점을 찾을 수 있게끔 한 것이 시작이다.
퓨처스파크에는 자세를 가다듬고 명상을 하며 피로감과 긴장감을 푸는 선수들의 모습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김대유는 “4월부터 사범님과 주 1회, 1시간 정도 주기적으로 교육을 받았다. 처음에는 기본적인 명상 방법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몸을 더 잘 움직이게 하는 명상, 호흡법 등을 배우고 있다”면서 “처음 명상을 접했을 때는 안 해봤던 것이기에 가벼운 마음과 호기심 정도로 시작했었는데, 지금은 이게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껴서 거의 취미가 되어가고 있다”고 웃었다.
김대유는 “하루 1번, 15분 정도는 꼭 명상을 한다. 의식을 해서 하루 한 번은 꼭 해야겠다고 정한 건 아니었는데, 어느새 나도 모르게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명상을 하고나면 차분하고 편안해진다. 처음에는 명상을 해보니 몸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몸이 회복되는 느낌이 좋았다. 요즘은 명상 수업을 통해 배운 것들을 몇 가지 해보고 있는데, 그게 나랑 잘 맞는 것 같다. 몸을 풀고 경기 준비를 할 때 확실히 준비가 더 잘 되는 느낌이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선수단을 지도하는 행복날개수련원 이정훈 사범은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들은 1970년대부터 명상을 했었고 그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얻었다는 내용을 알고 있다. 경기가 끝나고 지쳐 있던 선수들이 1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명상을 접하고 나서 피로감을 풀어가는 모습,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의 안정감과 긴장을 풀어가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을 보면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명상의 경우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가볍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대유는 이를 가장 먼저 받아들인 선수였고, 때문에 그 효과도 가장 빨리 보고 있다. 이 사범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수용적 태도가 인상 깊었다. 그리고 명상을 진지하게 이해하려는 노력과 집중력 그리고 무엇보다 실천하려는 노력이 고마웠다. 그래서인지 누구보다 명상에 대한 이해와 실천의 효과를 빠르게 체감하고 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김대유는 “명상은 내 스스로에게 휴식이 되기에 명상시간이 마치 휴식시간 같다”면서 “선수들 중 이를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거나 싫어하는 선수가 없다. 나 이외에도 명상을 꾸준하게 하는 선수들이 몇몇 있다”고 말했다. 김대유의 성공적 케이스가 자신은 물론, 퓨처스파크에 좋은 습관을 심어주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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