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철주야 야구판을 누리고 다니는 OSEN 야구 기자들이 노트 속에서 꺼내지 못했던 뒷이야기와 야구계의 속마음을 다루는 '루머 센트럴' 코너를 진행합니다. '루머 센트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야구 대표팀이 천신만고 끝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했습니다. 팬들의 병역 논란 비난부터 금메달을 따기까지 순탄치 않았답니다.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의 잠실 훈련 때였습니다. 선동렬 감독은 금메달을 따야 본전인 아시안게임에 대한 부담감을 살짝 드러냈답니다. 대표팀 선발을 놓고 팬들의 비난 여론으로 선수단 분위기도 약간 가라앉은 가운데 그럴 만도 했습니다.
대표팀 훈련에 격려 방문한 류중일 LG 감독은 4년 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대만을 힘겹게 꺾고 우승했을 때 "졌으면 인천 앞바다에서 수영해서 집에 가야 했을 거다"라는 말을 다시 꺼냈습니다. 이에 선동렬 감독은 "우승 못하면 인도네시아에 눌러 앉아야 한다"고 말했답니다. 대표팀은 첫 경기 대만에 1-2 충격패를 당하면서 힘들게 출발, 농담이 자칫했으면 부메랑으로 돌아올 뻔 했습니다. 이제야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 부담감이 어마어마했다는 의미 아닐까요.

▲자카르타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린 야구대표팀 선수는 이정후였습니다. 국내팬들 뿐 아니라 한국야구를 잘 모르는 인도네시아 현지인들도 이정후에게 사진과 사진 촬영을 요구를 할 정도라고 하네요. 특히 20대 자원봉사자들에게 인기가 많아 동료들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다네요. 인기 이유를 물어보니 "눈썹이 짙어서 남자답게 생겼고 매 경기 첫 번째로 나오기 때문"이라고.
최충연과 임찬규도 잘 생긴 외모로 현지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하네요. 동갑내기 이정후와 축구 대표 이승우는 유니폼 등번호를 17번으로 맞춰 입었습니다. 1일 이정후가 금메달을 딴 뒤 이어진 축구 결승에서 이승우도 극적인 골을 넣었고요. 두 선수는 경기 후 메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 금메달을 축하했다고 하네요.

▲ 이정후가 못 이룬 다짐 하나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박치국과 이정후는 "대만만큼은 꼭 잡자"고 의기투합을 했답니다. 2016년 대만에서 열렸던 '제 11회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던 둘은 대회를 3위로 마치면서 아쉬움을 삼킨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만전에서 패배한 둘은 "이번에는 대만을 꼭 잡자"고 다짐하고 자카르타로 떠났습니다. 단단하게 각오를 했지만 한국은 대만에만 패배했습니다. 둘의 복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마지막 순간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됐답니다.
▲ 끝내 불발된 오지환 AG 인터뷰
어느 때보다 말 많고, 탈 많았던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마음껏 웃지 못한 선수는 오지환일겁니다. 대표팀 선발 때부터 병역 논란으로 비난을 받았고, 백업으로 아시안게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면서 여론은 더욱 안 좋아졌습니다.
대회 기간 취재진은 KBO와 협의해 경기마다 2명씩 수훈 선수를 선정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예선 홍콩전 7회 오지환에게 콜드게임 끝내기 기회가 오며 수훈 선수 이야기가 잠시 오갔지만, 삼진을 당해 없던 일이 됐다고 하네요. 오지환은 귀국장에서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피했습니다. 지금은 어떤 말을 해도 여론의 뭇매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금메달을 따고도 웃지 못한 오지환이 과연 언제 이야기를 할 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