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괴' 혜리가 '안시성' 설현과 비교되는 것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는 영화 '물괴'(감독 허종호)의 주연 혜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물괴'는 중종 22년, 조선에 나타난 괴이한 짐승 물괴와 그를 쫓는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사극 액션 작품이다. 조선왕조실록 기록에서 시작된 조선시대판 최초 크리처 액션 장르이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괴수가 나오는 것은 '물괴'가 처음이다.
크리처 액션 사극을 표방하는 '물괴'는 이른바 '조선판 괴물'이라는 신선한 시도를 감행했다. 크리처 무비란 생명이 있는 존재를 뜻하는 크리처(Creature)와 영화의 합성어로, 실존하지 않는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가 등장하는 장르를 일컫는다. 국내 관객들에게 생소한 장르가 될 수 있기에 친근함을 내세워 한국적인 배경 위에 녹여냈다. 개봉 전부터 200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도 비교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다양한 크리처 무비들이 제작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낯선 장르다. 이로 인해 제작진에게 던져진 가장 큰 숙제는 '생소한 장르와 캐릭터를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여낼 것인가'하는 것이었다고. 물괴라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존재가 조선 시대에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스크린으로 옮겨졌을 때 설득력을 안겨줘야 했다. 때문에 괴이한 짐승이 등장하지만 사실적이고 공감 가는 이야기, 현실적인 캐릭터로 설정했다.
2010년 걸그룹 걸스데이로 데뷔한 혜리는 가수로 활동하다, 2012년 SBS 드라마 '맛있는 인생'을 시작으로 JTBC '선암여고 탐정단', SBS '하이드 지킬, 나', tvN '응답하라 1988', SBS '딴따라', MBC '투깝스' 등에 출연하면서 연기자 활동도 병행했다. 무엇보다 '응답하라 1988'에서 성덕선 캐릭터를 맡아 연기자 입지를 굳혔으며, 이번 '물괴'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혜리는 극 중 호기심 많고 겁 없는 윤겸(김명민 분)의 딸 명을 연기했다. 윤겸이 홀로 키운 외동딸로, 산 속에서 무료한 시간을 버티고자 터득한 의술과 궁술로 아비를 따라 합류한 수색대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인물이다. 혜리에게 '물괴'는 첫 영화, 첫 사극, 첫 액션연기 도전인 셈이다.
예뻐보이는 것을 포기하고 망가짐을 불사한 혜리는 "개인적으로 예쁘면 안 되는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내 생각보다는 영화에서 잘 나왔더라.(웃음) 화장도 지금 인터뷰한다고 더 많이했다. 촬영 땐 분장팀 언니가 똥색 로션을 주면 그대로 받아서 손이랑 목에 가득 발랐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면서 '더 분장을 했어야 했나?' 생각했는데, 나처럼 보이지 않았다니 다행이다. 딱 봐도 현장에서 잘 씻지도 못할 것 같고, 깨끗하게 있는 게 더 이상할 것 같더라"고 말했다.
혜리가 주연을 맡은 '물괴'와 설현이 출연하는 '안시성'은 모두 9월에 개봉한다. 두 사람은 모두 걸그룹 출신 연기자로, 두 영화는 사극 장르라는 공통점도 있다.
혜리는 "내 작품만 보느라, 우리가 그렇게 비교가 될 거라고 생각 안 해봤다. 지금 질문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난 평화주의자라서..(웃음) '안시성'의 설현 씨도 잘했으면 좋겠고, '물괴' 혜리도 좋은 평을 받고 싶다. 우리 모두 다 같이 좋은 영화로 잘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또한 혜리는 "설현 씨와 개인적인 친분은 없어서 잘 모른다. 내가 예능 프로그램을 하는데 거기에 한 번 나오셨다. 앞서 엄태구 선배님과 영화를 찍었는데, '안시성'에서 엄태구 선배님과 설현 씨가 러브라인으로 나온다고 해서 살짝 물어보기는 했다. 친분은 없지만 설현 씨 팬이다"며 응원했다.
한편, '물괴'는 오는 12일 개봉한다./hsjs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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