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 로맨스'이 2%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남자주인공인 김정현 하차로 인해 시끌시끌했던 '시간'까지, MBC 드라마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후속작 주인공인 장혁과 소지섭이 위기의 MBC를 살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MBC 월화드라마 '사생결단 로맨스'는 호르몬에 미친 '호르몬 집착녀' 내분비내과 의사 주인아(이시영 분)가 호르몬에 다친 '미스터리 승부욕의 화신' 신경외과 의사 한승주(지현우 분)를 연구대상으로 찜 하면서 벌어지는 호르몬 집중 탐구 로맨스 드라마로, 이시영의 출산 후 복귀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금껏 드라마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내분비내과, 호르몬을 중점으로 그려내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에서 타 드라마와의 차별점이 명확했다. 하지만 '사생결단 로맨스'는 최근까지 2%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아시안게임' 중계 방송으로 인해 지상파 프로그램 결방이 이어지면서 '사생결단 로맨스'에 대한 관심도가 뚝 떨어지고 말았다.

경쟁작인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가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 두 드라마 모두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지만, 결과만 놓고 봤을 때 희비가 명확하다. 전작인 '검법남녀'가 뜻밖의 선전으로 1위를 기록했기 때문에 '사생결단 로맨스'의 행보가 더 아쉽기만 하다.

MBC는 수목극에서도 웃지 못했다. '시간'은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한 남자가 자신 때문에 인생이 망가진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며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최근 방송에서 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일단 최호철 작가의 필력이 돋보인다는 평가. 여기에 김정현, 서현 등 주연 배우들의 혼신의 열연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김정현이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를 결정하면서 '시간'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방영 중간 남자주인공이 하차를 하게 되는 상황에 놓였으니, 분위기가 좋을 리 만무하다. 특히 김정현은 '시간' 첫 방송 전 제작발표회부터 태도 논란에 휩싸인 바 있어 이 같은 하차 결정이 더 안타깝게 다가온다. 김정현은 지난 3일 촬영을 마쳤으며, 제작진은 김정현 후임 없이 극을 수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간'이 이 같은 악재 속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할 듯 하다.

주중 드라마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MBC는 후속작에서 승부를 볼 계획이다. 먼저 '사생결단 로맨스' 후속으로는 장혁 주연의 '배드파파'가, '시간' 후속은 소지섭 주연의 '내 뒤에 테리우스'가 편성됐다.
오는 10월 1일 첫 방송되는 '배드파파'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나쁜 인간이 되기로 결심한 어느 가장의 인생을 짙은 감성과 강렬한 액션으로 담아내는 드라마다. 장혁은 과거 최고의 복싱 선수였지만 의문의 패배를 겪은 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게 된 남자 유지철 역할을 맡았다.
남다른 액션 실력과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무장한 장혁은 이름만으로도 믿고 보는 배우로 통한다. 특히 MBC에서 방영된 '돈꽃'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뽐내며 시선을 압도한 바 있는 장혁이기에 이번 연기 변신 역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9월 말 시청자들을 만나는 '내 뒤에 테리우스'는 사라진 전설의 블랙요원과 운명처럼 첩보 전쟁에 뛰어든 앞집 여자의 수상쩍은 환상의 첩보 콜라보를 그린 드라마다. 소지섭의 2년만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지섭은 전설의 블랙 요원 김본을 연기한다.
김본은 3년 전 작전 실패와 함께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내부첩자 혐의까지 받게 된 인물. 세상에서 자취를 감춘 후 무색무취 고독한 삶을 이어가던 그가 앞집 여자 고애린(정인선 분)을 만나 예측불가의 세상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미리 공개된 스틸컷 만으로도 남다른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다.
장혁, 소지섭 모두 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좋은 성적을 얻었던 배우들이다. 그런 두 사람이 선택한 드라마 '배드파파'와 '내 뒤에 테리우스'가 위기의 MBC를 살릴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사생결단 로맨스', '시간', '배드파파', '내 뒤에 테리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