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정상화 원년"…상처 봉합한 'BIFF', 새롭게 도약할까 [종합]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09.04 17: 10

부산영화제가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4일 오후 서울 세종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개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용관 이사장, 전양준 집행위원장,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의 연출을 맡은 윤재호 감독과 주연 이나영이 참석했다.
부산영화제는 영화계의 보이콧 철회 후 기념비적인 첫 해를 맞이하게 됐다. 부산영화제는 지난 2014년 '다이빙벨' 상영 이후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해촉되고 이에 반발한 영화인들이 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하며 내홍을 겪었다. 올해는 이용관 이사장,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복귀하며 영화계의 보이콧이 철회됐다. 또한 부산시장 역시 영화인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양해·협조를 구해 정상적인 영화제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용관 이사장은 "몇 년 만에 다시 뵙게 돼서 소회가 남다르다. 1월에 복귀한 이후 7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많은 분들께 얼마나 만족감을 드릴지 걱정도 되지만, 프로그래머들 덕분에 좋은 라인업을 발표하게 돼 기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은 지난 3, 4년의 어려움을 마감하고 전환점으로 도약해야 하는 해라고 생각한다. 화합, 정상화, 새로운 도약의 원년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초청작은 79개국, 총 323편이다. 월드 프리미어는 85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20편이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올해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화합과 화해를 통해 영화에 대한 열정을 되찾고, 영화 축제 본연의 분위기를 복원시키는 작업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부산영화제를 정상화, 그리고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전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30회, 40회의 기반을 다지는 도약의 해다. 부산영화제는 좀 더 새로워져야 하고, 좀 더 국제적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개·폐막작은 '뷰티풀 데이즈'와 '엽문 외전'이 선정됐다. '뷰티풀 데이즈'는 이나영의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가족을 버리고 한국으로 도망간 엄마와 그런 엄마를 미워하던 아들의 16년 만의 재회를 담은 작품. '엽문 외전'은  '사형도수', '취권' 등으로 홍콩 무술 액션 장르에 한 획을 그은 원화평 감독의 신작이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윤재호 감독은 뛰어난 능력을 가진 부산 출신의 감독이다. 두 번의 가족 해체를 통해 종국에는 가족 관계가 복원되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에 매력을 느꼈고, 시의적절한 탈북민 문제를 다루고 있는 소셜 드라마이기 때문에 관심이 더 갔다"며 "'엽문 외전'은 23회 영화제가 성공적으로 잘 개최되고 마무리 되는 시점에 참가해 주신 분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홍콩의 장르영화를 택해봤다"고 밝혔다.
올해에도 다양한 게스트들이 부산을 찾는다. '겟 아웃', '해피 데스데이' 등으로 '호러 대가'로 불리고 있는 블룸하우스의 수장 제임스 블룸, '도그맨'으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마르첼로 폰테가 첫 내한을 확정했다. 또한 중국의 인기 배우 바이바이 허 등이 한국 팬들을 직접 만난다. 기대를 모았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내한이 불발됐다. 부산영화제 측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신작 제작 문제로 결국 초청이 불발됐다. 내년 영화제는 꼭 부산에 올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영화제의 산파로, 지난해 칸영화제 출장 도중 심장마비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故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의 추모 다큐멘터리 제작 계획도 발표됐다. '부산영화제' 측은 "이미 예산이 배정돼 제작 준비에 돌입했다. 아시아 대표적인 영화인들이 인터뷰어나 인터뷰이로 참여할 예정"이라며 "올해 제작해 내년 24회 영화제에 공개하겠다. 부산영화제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다양한 영화제와 유럽의 영화제에서까지 상영될 수 있도록 뒷받침을 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의 주연을 맡은 이나영과 연출을 맡은 윤재호 감독은 직접 기자회견에 참석해 영화에 대한 소개를 가졌다. 이나영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6년 만의 영화 공식석상에 섰다. 이나영은 "부산영화제는 한국 배우로서 가장 기다리고, 기대되는 영화제이기도 하다.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오시는 자리에서 첫 번째 영화로 보여질 수 있어서 큰 영광이다. 어떻게 봐주실지 굉장히 궁금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재호 감독은 "'뷰티풀 데이즈'는 가족의 이야기다. 14년 만에 만나게 된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다"라며 "개막작에 선정돼 영광이다. 저예산 예술 영화지만 뜻이 맞는 분들과 함께 힘을 합쳐 열심히 만든 영화다. 많이 보러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4일부터 10월 13일까지 개최된다. /mari@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