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레슬링 선수로 활약했던 이왕표 한국 프로레슬링연맹 대표가 오늘(4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65세.
이왕표 전 선수는 4일 오전 9시 48분 별세했다. 지난 2013년 8월 담낭암 수술을 받았던 그가 기적처럼 병을 이겨냈지만 최근 암이 재발하면서 치료를 받던 중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왕표 전 선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8일이다. 장지는 일산 청아공원이다.

김일의 수제자로 1975년 프로레슬러로 데뷔한 이왕표는 세계프로레슬링기구(WWA)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면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고인은 1980년대 중반 이후 프로레슬링 인기가 떨어진 뒤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레슬링 선수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2009년과 2010년 종합격투기 선수 출신 밥 샙과 타이틀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2015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이왕표는 공식 은퇴식을 갖고 사각 링과 작별한 뒤에도 최근까지 한국 프로레슬링 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앞서 이왕표 선수는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KBS2 ‘여유만만’에 출연해 “담낭암 수술을 받기 전에 죽을 각오로 사후 장기기증을 서약했다. 모든 장기를 기증한다”며 “특히 안구를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실명한 방송인 이동우에게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동우의 망막 이식 수술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우는 유전성 망막질환으로 시력에 문제를 겪고 있는데, 현재 의학기술로 그에게 망막 이식을 진행해도 전처럼 시력 회복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고인의 착한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장기기증이란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생명 나눔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사고나 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의 장기를 기증해 새로운 생명을 살리겠다는 약속은 가슴 한쪽이 뭉클해지는 감동을 안긴다. 생각만큼 실천으로 옮기기 쉽지 않아서다. 그럼에도 장기기증을 약속한 이왕표 전 선수가, 희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소중한 생명을 선물했다. 그가 세상을 떠났지만 우리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진정한 챔피언이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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