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환상에 아름다운 나는 없어'. 이 가사가 제가 하고 싶은 메시지예요."
4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가수 선미 신보 'WARNING'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개최됐다.
이날 선미는 '사이렌' 무대와 뮤직비디오를 최초 공개한 뒤 "대중에게 음악을 들려드리는 대중가수이기에 어떤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야할지, 어떤 콘셉트를 잡아야 대중에게 어필이 되고 내 정체성도 지킬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고 말하며 앨범 제작 과정을 공개했다.

선미는 타이틀곡 '사이렌'을 포함해 다섯 곡을 작사, 작곡했다. 또 모든 트랙의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며 가수를 넘어 작사가, 작곡가로서도 한 발 내딛게 됐다. 또한 의상, 안무, 콘셉트 등에도 깊이 관여하며 완연한 솔로가수로 만개했음을 알렸다.

선미는 철저히 대중가수의 노선을 걷고 있다고 언급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대중의 취향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대중이 선미의 퍼포먼스에 관심을 가져주기 때문에 더욱 안무에 신경을 썼고, 이 앨범을 통해 선미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자리잡게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가끔 있었던 회사와의 의견 충돌 역시 아티스트 선미의 취향과 대중성의 괴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미는 "제작본부와 의견충돌이 생긴다고 하면, 내 취향과 대중 취향의 충돌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제작본부의 의견도 받아들인다. 대중성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많이 귀를 기울인다. 덕분에 나에게 심취해서 산으로 갈 때 제작본부에서 잡아준다"고 강조했다.
대중성을 중시하는 성향이 대중에 끌려가겠다는 말은 아니다. 선미는 "이번 신곡 '사이렌'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가사는 '네 환상에 아름다운 나는 없어'다. 내 사진에 달린 댓글을 보면 '못생겼다, 너무 말라서 징그럽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래서 '네 환상에 아름다운 나는 없어'라는 가사가 마음에 든다. 이게 내 메시지다. '너의 이상향에는 맞지 않겠지, 그럼 나가'라는 의미다"고 제 소신을 드러내기도.

대중성과 인기, 음악성까지 두루 놓치지 않은 엄정화, 이효리 등 선배 여가수와의 비교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철학을 드러냈다. 선미는 "이효리는 에너제틱하고 글래머러스한 섹시함, 엄정화는 여자가 봐도 섹시하고 유혹적인 디바였다. 나는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나는 여리여리하고 연약해보이지만 동작 하나 하나 할 때, 노래 한 음 한 음을 부를 때 파워풀함들, 찰나의 순간에 뿜어내는 에너지, 그런 것들을 내 정체성으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자신의 노래와 앨범을 만들어가는 과정인만큼 '가시나'의 대성공과 '주인공'의 논란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미는 "'가시나'도 내 곡이고 다음에 나올 곡도 내 곡이다. 그래서 신경을 최대한 안 쓰려고 했다. '주인공' 때 논란에 대해서는 입장 발표를 확실히 했다. 그동안 작업해온 노래가 있었기 때문에 선미라는 정체성을 각인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내 음악들로 앨범을 채워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활동계획을 묻는 질문에 선미는 "'워닝'으로 8개월만에 컴백했다. 전작들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이번 타이틀곡이 어떻게 될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 진심을 담아서 준비한 앨범이니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부족하지만 나는 더 나은 음악을 들려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공부할 것이다. 성장해나갈 거니까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사이렌'으로 방송활동 열심히, 재밌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4일 오후 6시 공개되는 선미 미니앨범 '워닝'에는 타이틀곡 '사이렌'을 포함해 '어딕트', '블랙펄', '비밀테이프', '곡선', '가시나', '주인공'까지 총 7개의 트랙이 수록됐다. 이번 신보는 '가시나', '주인공'을 잇는 3부작 프로젝트의 마무리이자 완성인 앨범이다. /jeewonjeong@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