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의 차이’ 정재원 SK행, 왜 심수창에는 차가웠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9.05 10: 47

한화에서 웨이버 공시된 두 베테랑 투수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심수창(37)은 결국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반면, 정재원(34)은 SK의 손을 잡았다.
SK는 한화에서 웨이버 공시된 정재원을 영입했다고 5일 공식 발표했다. 정재원은 지난 8월 29일 전 소속팀 한화로부터 웨이버 공시됐으며 새 소속팀의 부름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결국 SK가 정재원의 영입 의사를 밝혔고, 새로운 유니폼을 입는다.
안산공고를 졸업하고 한화의 2004년 2차 4라운드(전체 26순위) 지명을 받은 정재원은 그간 좀처럼 벽을 뚫지 못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남겼던 선수다. 사이드암으로 140㎞ 중반대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제구와 결정구가 부족했다. 

많은 감독들이 정재원이 가지고 있는 장점에 주목하곤 했다. 2009년 이후 매해 1군 무대에 출전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나 정착하지는 못했다. 올해도 딱 1경기에 나서 2이닝을 소화했다. 한용덕 감독의 플랜에서도 자연히 제외된 듯 보였다. 다만 퓨처스리그에서는 19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하는 등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옆구리 유형의 투수가 부족한 SK의 선택이었다. 필승조 요원으로 분류했던 김주한과 백인식 모두 현재 1군에 없다. 김주한은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백인식 또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구위가 기대했던 것만큼 못하다. 박민호가 제대를 앞두고 있고 어린 선수 몇몇이 있으나 그래도 옆구리 유형 투수가 부족하다. 포스트시즌에서 활용하지는 못하나 뎁스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SK의 판단이다.
부담도 없었다. 웨이버 공시된 선수를 영입하면 영입하는 팀이 잔여연봉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정재원의 올해 연봉은 4000만 원이다.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SK가 부담해야 할 연봉은 많지 않다. 내년 연봉이 크게 뛸 리도 없다. SK로서는 비교적 안전한 선택인 셈이다.
반면 정재원과 같이 웨이버된 심수창을 찾는 팀은 없었다. 심수창도 올 시즌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2군 성적은 오히려 정재원보다 나았다. 심수창은 2군에서 마무리를 맡으며 31경기에서 1승2패18세이브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그러나 FA 4년 계약을 맺은 심수창의 연봉이 발목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올해 잔여연봉은 차치하더라도, 내년에도 2억 원의 연봉 계약을 그대로 승계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 젊은 투수도 아니라는 점에서 일부 구단이 망설였고, 대다수 팀은 아예 영입 의사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심수창은 올해는 리그에서 뛸 수 없으며, 내년에는 새로운 계약을 맺고 새로운 팀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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