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는 11년간 수요일 심야 예능의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수요일 야성(夜城)이 흔들리고 있다. 다른 화제 프로그램들의 수요일 편성, 토크쇼 범람 등의 환경 속에서 과연 ‘라디오스타’가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1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MBC 최장수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많은 스타들을 초대하고, 또 ‘라디오스타’가 스타를 만들기도 하면서 MBC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성기 때 만큼은 아니지만, ‘라디오스타’는 아직까지도 그 ‘하이에나 예능’을 표방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라디오스타’에 큰 위기가 찾아왔다. 강력한 경쟁 프로그램의 수요일 이동이 가장 가시적인 치명타다. 일단 지난 달 29일 밤 11시 첫 방송된 tvN 새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이 화제성 면으로는 가장 위협적이다. 유재석의 첫 tvN 진출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던 프로그램이기 때문.
지난 달 29일 첫 방송 당시에도 ‘유 퀴즈 온더 블록’은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프로그램에는 유재석과 조세호가 일상 속 숨어있는 퀴즈왕을 찾아다닌다는 콘셉트 아래, 시민들과 즉흥 인터뷰와 퀴즈를 벌이는 모습이 담겨졌다. 유재석과 조세호라는 프로 MC들이 연령대, 직업군이 다양한 시민들을 만나 벌이는 즉석 토크는 폭 넓은 시청자들과의 공감대를 금방 형성할 수 있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또한 화제성 높은 프로그램이다. ‘골목식당’도 지난 달 29일부터 수요일 방영을 시작했다. 인천 청년몰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역시 백종원"이라는 찬사를 받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대전편 첫 에피소드로 돌아온 것. ‘골목식당’은 방영 후 수많은 댓글을 받을 만큼 방송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유난히 화제성 높은 프로그램들의 편성 이동은 그야말로 ‘라디오스타’를 향한 정면 대결 신청이라 봐도 무방하다. ‘한끼줍쇼’와의 경쟁에만 집중했던 ‘라디오스타’는 호감 스타들과 화제성 높은 포맷으로 경쟁에 참여한 다른 프로그램들의 등장에 긴장한 터. 시청률은 아직까지 ‘라디오스타’가 제일 높지만, ‘골목식당’이 턱끝까지 추격했고, ‘유퀴즈온더블록’은 실시간 댓글 차이가 두 배 이상 날 정도로 화제성 면으로는 압도적이다.

거기에 ‘라디오스타’는 최근 범람하는 토크쇼 포맷으로 출연자 섭외 경쟁을 해야 하기도. tvN ‘인생술집’이나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등의 토크쇼들이 최근 급부상하면서 ‘라디오스타’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원조 토크쇼인 KBS 2TV ‘해피투게더3’도 있다. 한때 유행했던 연예인들의 신변잡기 토크는 이제 시청자들에게는 식상함만 선사할 뿐이다. 거기에 토크쇼의 변주라 할 수 있는 ‘콘셉트’ 또한 절친 특집, 해외 성공 스타 특집 등 서로 겹치는 콘셉트가 많아 시청자들의 피로도를 높인다.
이처럼 다양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라디오스타’는 별다른 변화 없이 지금의 색깔만을 유지하려 한다면 분명 지금보다 큰 위기가 찾아올 터다. 수요일 오후 11시를 사수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터주대감 ‘라디오스타’라도 고민과 도전을 해야만 한다. 과연 ‘라디오스타’가 지금의 위기를 타파할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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