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후폭풍, 웃지 못하는 선수들...근거없는 루머까지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9.05 13: 02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끝났고, 중단됐던 KBO리그는 재개됐다.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으로 출전했던 선수들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왔지만, 마음껏 웃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대표팀은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일부 선수의 선발 논란으로 여론의 십자포화를 받고 있다.
지난 3일 귀국한 대표팀은 선동렬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주장 김현수, 결승전 일본전에서 호투한 양현종이 취재진 인터뷰에 나섰지만 모두 웃음기가 없는 표정이었다. 팬들의 거센 비난 여론에 야구 관련 기사를 보기가 무섭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들은 응원보다는 '은메달을 따길 기원합니다'라는 저주를 받았다.
4일 수원구장. KT 황재균은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에 나섰다. 대표팀으로 출전한 황재균은 "이번 대회는 너무 힘들었다. 상대 팀이 아닌 우리 자신과 싸움한 것 같다"며 "아무래도 응원을 받지 못하는 입장이다 보니 플레이 하나하나에 신경이 쓰였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이번 대회에서 홈런 4방을 터뜨렸고 2회 연속 야구 금메달을 땄지만, 인터뷰 내내 환하게 웃음 짓지 못하고 말을 이어갔다.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장해 금메달을 딴 황재균은 "4년 전 인천 때와는 많이 달랐다. 그때는 국내에서 대회가 열렸고 응원도 많이 받았다"고 힘없이 말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참가한 유지현 LG 코치는 "선수들끼리 서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여론에 대한 부담이 크게 느끼는 것이 보였다. 대만, 홍콩 투수들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것은 낯설고 까다롭기 보다는 부담감 때문으로 보였다. 엄청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려 보였다"고 곁에서 본 대표팀 선수들을 말했다.
'병역 혜택 논란'으로 비난의 중심에 서 있는 LG 오지환은 귀국 이후 말문을 닫고 있다. '군대에 자진 입대하라'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로 성난 여론에 직면한 그는 인터뷰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대표팀 선발 과정을 놓고 선 감독의 위상을 깎아내리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까지 떠돌고 있다. 선동렬 대표팀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을 향한 비난의 불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야구에서 비롯된 병역 논란으로 인해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병무청은 '체육·예술분야의 병역특례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병역 특례법이 만들어진 당시와는 많은 것이 바뀐 현재 시점에서 제도의 수정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일이다. 이와는 별개로 특정 선수를 향한 비난은 '주홍글씨'처럼 지속될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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