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혁과 송하윤을 주연으로 내세운 '마성의 기쁨'이 동화 같은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5일 오후 서울 임페리얼 팰리스 두베홀에서는 MBN 새 수목드라마 '마성의 기쁨'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김가람 PD, 최진혁, 송하윤, 이호원, 이주연 등이 참석했다.
'마성의 기쁨'은 불의의 사고 여파로 밤 12시가 되면 전날의 기억이 사라지는 단기기억상실증, 일명 '신데렐라 기억장애'를 앓는 남자 공마성(최진혁 분)과 누명을 쓰고 나락으로 떨어진 톱스타 주기쁨(송하윤 분)의 황당하지만 설레고, 낯설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김가람 피디는 "공마성이라는 외로운 남자와 주기쁨이라는 힘든 여자가 만나서 사랑을 하는 이야기다. 이번 가을, 힘든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작품을 통해 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김가람 피디는 "주인공 마성과 기쁨이 너무 순수해서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 요즘 각박하게 살아가는데,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느꼈다. 우리가 현실을 배경으로 하지만 요즘 흔한 현실성 있는 드라마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왕자님과 신데렐라 공주님의 판타지 스토리다. 그 판타지 안에서 우리가 잊고 살았던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작품이라서 좋았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OCN 드라마 '터널'로 OC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최진혁은 1년 만에 차기작 '마성의 기쁨'으로 돌아왔다. 극 중 선우그룹 후계자이자 선우병원 뇌신경센터 센터장 공마성을 맡았다. 자고나면 어제의 기억이 사라지는 인물로, 영화 '메멘토' 주인공처럼 항상 필기를 해 메모를 남기며 다음날 아침 전날의 기억을 되짚는다.
최진혁은 "우리 드라마는 전형적인 로코보다는 러브스토리가 더 와닿는 것 같다. 그래서 가을에 잘 맞는 것 같다. 나와 송하윤 외에도 이호원, 이주연의 러브라인도 재밌으니까 많이 기대해주시면 좋겠다"며 드라마를 소개했다.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로코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었고, 이 드라마 대본을 본지가 오래됐다. '터널'이 장르물이라서 이번 드라마를 선택한 건 아니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무조건 대본이라서, 대본이 재밌어서 끌렸다. 거기에 공마성 캐릭터가 솔직하고 멋있더라. 주기쁨과의 멜로에 설레는 포인트가 많았다"고 답했다.
'한국판 메멘토'라는 것에 대해 최진혁은 "난 그 영화를 보지 않았는데, 단기기억상실증이 바로 직전의 일을 잃어버리는게 아니라, 자고 일어나면 어제 일이 기억나지 않는 설정이다. 그 부분과 관련해 재밌는 에피소드와 코믹한 요소가 많다. 요즘 장르물이나 의학 드라마가 많은데, 무서운 소재에 비해서 우리 드라마를 가볍고 설렐 수 있고, 가을에 잘 어울릴 것 같다. 동화 같은 이야기라서 보시기에 새로운 소재일 것 같다"며 자랑했다.
최진혁은 "배우들이 전부 또래이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 아니라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송하윤과 내가 연기하는 스타일이 진심으로 하려는 게 비슷하고, 그런 부분이 잘 맞았다. 동화같은 이야기지만, 보시는 분들이 공감하기 쉽도록 노력하면서 연기했다. 오글거리는 부분이 많은데, 오글거리지 않게 재밌게 풀려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송하윤은 한물간 톱가수이자 생활밀착형 알바녀 주기쁨을 맡았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일하는 100만 안티를 보유한 연예인으로, 3년 전 끔찍한 사건에 연루되면서 '국민 첫사랑'에서 한방에 훅 가버렸다. 그러나 공마성을 다시 만나면서 지옥같던 생활이 변하기 시작한다. 지난해 KBS2 '쌈, 마이웨이'에서 안재홍과 커플 연기로 호평을 얻었다.
송하윤은 "드라마 제목에 가장 끌렸고, 캐릭터 이름 주기쁨도 좋았다. 기쁨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드라마 안에서 좋을 것 같더라. 마성과 기쁨의 콩닥콩닥거리는 사랑이 부러웠다. 그 사랑이 하고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며 차기작으로 결정한 이유를 공개했다.
이어 "최진혁 오빠가 현장에서 날 편하게 해주려고 하시더라. 교감을 많이 해주셔서 힘든 점 없이 했다. 오빠의 감성과 내 감성이 비슷하더라. 서로 이야기 하면서 '우리 비슷하다'는 얘기를 했다. 호흡을 편하고 잘 맞아서 즐겁게 하고 있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호원은 선우호텔 후계자이자 다이아몬드 수저를 문 연예인 성기준을 맡았다. 공마성의 사촌 동생으로 선우그룹 후계자 서열 2위이며, 경영보단 한류스타가 인생 최종목표다. 공마성과는 어릴 때부터 비교당하며 자라 질투와 동경이 함께 하는데, 마성이 자신의 첫사랑 주기쁨과 붙어있는 모습을 보고 질투심을 느낀다.
이호원은 "대본이 10부까지 나와 있었는데 너무 재밌게 읽었다. 성기준 캐릭터가 자신의 감정 표현을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잘하는 친구다. 난 사실 전혀 그렇지 못하다. 내 성격을 더 밝게 바꿔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이 캐릭터를 하면 밝아질 것 같은 기대를 가지고 하게 됐다"며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주연은 제국엔터 소속 여배우로 중견기업 오름의 외동딸 이하임을 맡았다. 집안에서 외동딸로 오냐오냐 자라 버르장머리가 없다. 오랜 무명 생활에 이를 악물고 버텨오다 3년전 사건으로 인해 주기쁨이 추락하자, 그 바람에 대신 들어간 작품이 히트해 국민 여배우 자리에 올랐다. 초등학교 동창 공마성과도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이주연은 "이하임은 안하무인에 제멋대로이고, 까탈스럽다. 어떻게 보면 악역일 수도 있다.그러나 뒷면에는 엉성하고 인간적인 면모도 있고, 사랑에는 서툰 역할이다. 재밌는 부분이 많이 있을 것 같으니,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대본을 너무 재밌게 읽었다"는 이주연은 "캐릭터가 하나하나 살아있었다. 내가 맡은 이하임도 내가 갖지 못한 성격과 톱스타라는 설정이 재밌더라. 그 안에서 내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짜증과 화를 내고 있다. 그런 지점이 재밌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가수 출신인데 연기자로 정착한 것 같다"는 질문에 이호원은 "정착했다고 표현해주셔서 감사하다. 난 지금도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태라서 위로를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고마워했다.
송하윤은 "지금 이호원의 답변을 오해할 수도 있는데, 이게 약간 장난이 섞인 답이다"고 했고, 이호원은 "장난이 아니고 진심이다"고 덧붙였다.
똑같은 질문에 이주연은 "정착해주셨다고 표현해주셔서 감사하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요즘 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많아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갖고 있다. 그래서 부담감도 크다. 지금은 이호원과 서로 의지하면서 촬영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연기를 하면서 서로에게 반했던 순간이 있나?"라는 질문에 최진혁은 "비슷한 또래 중에 나랑 비슷하게 연기하는 여배우가 처음이었다. 그래서 굉장히 놀랐다. 그 덕분에 나도 진심으로 연기할 수 있었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를 영혼 없이 하지 않고 굉장히 노력한다. 그렇게 노력하면서 연기하는 게 보이더라. 그 부분이 너무 좋았다"고 답했다.
송하윤은 "매 순간 오빠한테 설렌다. 사실 지금도 설렌다. 오빠가 매너가 정말 좋다. 계속 배우들을 불러서 밥도 사주고 이야기도 해주신다. 사적인 시간도 진심으로 다가와 주시더라. 촬영 들어갈 때부터 편하게 시작했고, 마음을 열었다. 오빠가 나한테 연기를 하면서 보내준 눈빛이 설렜다. 우리 드라마는 단순하게 사랑하는 연애의 감정이 아니고, 하늘이 내려준 운명같은 끈이 있어서 연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오빠도 나도 연기하는 그 시간을 절대로 허투루 쓰지 않는다. 지금도 그렇게 촬영하면서 지내고 있다"며 호흡을 과시했다.
한편, '마성의 기쁨'은 5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hsjssu@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