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덕후] 예상을 깬 확실한 재미 ‘다이스 오브 레전드’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8.09.06 06: 26

크리티카 개발사로 유명한 올엠이 한 달 만에 또 다른 신작을 선보였다. 7월 공개된 캡슐몬 파이트와 실시간 PvP 장르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이번엔 보드게임이다. 한국형 캐릭터 배틀 보드 게임 ‘다이스 오브 레전드’는 지난 8월30일 첫 테스트를 시작, 국내 유저들과 만남을 가졌다.
보드게임 장르는 국내에서 매우 보기 드문 장르다. ‘모두의 마블’과 ‘로드 오브 다이스’ 등의 성공작이 존재하지만 시장 전체적인 기준에서 보면 1년에 한 두 편도 보기 힘든 장르이고, 성공작 역시 앞에서 언급한 게임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올엠이 다이스 오브 레전드를 선보였을 때 성공하기 힘든 시장에서 무리하게 도전을 감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다이스 오브 레전드는 예상을 깬 확실한 재미가 있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성공을 정조준 했다.

▲ 보드게임과 카드게임의 전략적 제휴, 예상 밖 재미
이 게임은 2가지 장르가 합쳐진 PvP 형태의 전략 장르다. 1대1로 겨루게 되는 상황에서 각각의 유저는 10종의 카드(스킬+하수인) 덱을 이용해 싸우게 된다. 부루마블처럼 칸을 장악해야 하고, 마나를 이용한 직접적인 스킬 공격도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컬트셉트 시리즈나 비슷한 시도를 한 로드 오브 다이스와 흡사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근본적인 진행 방식과 재미가 차이가 많이 났다. 단순히 칸을 지키는 역할의 하수인에서 벗어나 배치, 죽음, 본진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이색적인 버프나 디버프가 발생했다.
하수인의 이런 기능은 이 게임의 두뇌 싸움을 한층 치열하게 만든다. 배치해서 유리한 효과도 있지만 하수인이 죽을 때 나오는 효과나 챔피언이 본진을 통과할 때 발생하는 효과 등으로 전황 자체가 뒤집어 지는 경우가 무수히 생겨났다.
그래서 적군의 상황을 몇 수 앞서 내다볼 필요가 있고 자신의 운에 맞춰 준비된 전략이 효과가 터지길 기대해야 한다. 반대 입장에선 함정 같은 적의 하수인 상황을 뚫고 자신의 터전을 마련하고 반격을 날릴 상황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 상황에서 유저는 또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주어진 마나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다. 단순히 하수인을 배치하는 상황만 있다면 이 게임은 식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챔피언마다 다른 스킬 카드를 이용하면 또 다른 변수가 생겨난다.
이 과정에서 운(주사위)과 선택(카드)의 반대성향의 요소가 교묘하게 엮이며 예상 밖 재미를 만들어낸다. 처음에는 몇 개의 단순한 전략으로 승리할 수 있지만 등급이 오를수록 한 수, 두 수 내다보는 재미가 엄청나게 강해진다. 이 게임이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이것이다.
▲ 카드 수집과 성장, 필수 아냐
다이스 오브 레전드의 또 다른 성공 포인트 ‘Pay to Win’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 부분의 대전 게임들은 특정 카드나 영웅, 캐릭터를 필수로 한다. 결국 유료 구매자가 승리하는 구조를 띈다. 그러나 다이스 오브 레전드는 현재까진 그런 모습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
카드 성장 시스템이 존재하지만 이 기능은 큰 격차가 날 정도로 승부에 민감한 형태는 아니다. 카드 성장 요소는 쉽고, 편리하며 큰 부담 없이 어느 정도 이상까지 성장 시킬 수 있다. 물론 같은 등급 내에선 차이가 생길 수 있지만 웬만큼 상위 등급이 아니라면 크게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이 게임의 승부는 항상 자신의 판단(선택)으로 갈려진다. 주사위의 운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조차도 1~3, 4~6 2가지 형태로 나눠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운에 민감한 게임보다 선택 부분이 많이 중시된 느낌이 든다.
여러 단계를 고민해서 빌드 업(한 방을 위한 필요 하수인 배치 과정)을 완성할지, 아니면 어떻게 상대방의 빌드 업 과정을 무너뜨리고 전세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뀌는지는 철저하게 자신의 생각과 선택에 의존해야 한다. 머리를 쓰는 재미가 아주 잘 살아 있는 그런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 베타 버전의 아쉬움...게임성만큼은 만족
이 게임의 베타 버전은 아쉬운 요소가 생각보다 많다. 다양한 맵이 제공됐다면, 2인 협력으로 4인 배틀 플레이 등의 다른 모드, 혼자서 다양한 전술을 시험해볼 수 있는 챌린지 또는 트레이닝 모드 등의 편의 시절이 없다는 점이다.
다양한 등급의 수십 종의 카드와 개성 넘치는 5명의 챔피언은 만족스럽다. 그러나 이들을 적극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해볼 수 있는 여러 형태의 맵이 없다는 점은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1개의 맵에서 느낄 수 있는 게임의 본 재미는 나쁘진 않지만 말이다.
또한 게임을 배워나갈 다양한 모드 지원 등이 없기 때문에 실제 유저랑 싸우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신이 구성한 빌드를 머리로만 생각해서 싸워야 하게 만든 부분도 아쉽다. 이후 빌드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구성하고 실험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해 보인다.
이 외에도 너무 정적인 스테이지와 단조로운 연출 요소 등은 사양에 맞춰 좀 더 풍성하고 다양하게 바뀌었으면 어떨까 싶다. 올엠의 전작 캡슐몬 파이트 역시 이런 단조로움 때문에 아쉬움을 남이 남겼는데 이 점은 필히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 scrapp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