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써가는 베트남 축구역사, 박항서 감독의 부담감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8.09.06 13: 15

1년도 채 되지 않아 두 번의 역사를 썼다. 베트남의 23세 이하(U-23) 및 성인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 감독에 대한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박 감독은 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편한 복장으로 등장한 박 감독은 특유의 환한 미소로 팬들과 기자들을 맞이했다. 금의환향이었다. 박 감독은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 대표팀은 얼마 전 끝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4강에 올랐다. 
베트남은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에 잇따라 패해 메달 획득이 좌절됐다. 하지만 지난 1962년 통일 전 남베트남 이후 56년만에 베트남 역사상 두 번째 4강 신화를 만들어냈다. 지난 1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에 이어 또 한 번의 쾌거였다. 

이에 베트남 언론들과 국민들은 박 감독을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다. 귀국길에 특별기는 물론 물대포 사열, 레드카펫까지 수만명의 베트남 국민들이 나와 박 감독과 대표팀을 열렬하게 환영했다.
동시에 박 감독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하고 있다. 베트남 대표팀은 오는 11월 2년마다 열리는 2018 AFF 스즈키컵과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스즈키컵에서 4강까지 올랐다. 이번에는 기대치가 오를 수밖에 없다. 당장 재계약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박 감독이 느끼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박 감독은 "베트남에서 우리 선수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 연봉 문제는 감사하다는 의미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본다"면서 "계약이 쉽게 되겠나. 지금 현재 상태로 만족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음 대회인 스즈키컵에 대해 "가면 갈수록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대회 준우승은 얼떨결이었다. 아시안게임도 베트남 내에서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이제 스즈키컵이 있는데 베트남 국민들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부담도 된다. 걱정한다고 될 것도 아니다. 즐기면서 도전하려고 한다. 사실 부담된다"고 털어놓았다.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에 대해서도 "히딩크 감독님과 비교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단기간 성적을 올린 원동력에 대해 "10월 25일이면 꼭 1년이 된다. 혼자 힘으로는 감당할 수 있겠나. 이영진 등 한국인 코치와 베트남 코치도 있다. 스태프도 있다"면서 "각자 맡은 일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줬다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따라와줬다. 모두 합심해줘서 좋은 결과 나왔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의 장점에 대해 "한국 축구와 비교하기는 그렇다. 하지만 베트남 대로의 특징이 있다. 단결심, 목적의식도 강하다. 리드나 목표를 가지면 함께 하려는 의지도 강하다. 기술적으로는 많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나름 민첩성이나 짧은 패스 등은 좋은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감독은 오는 21일 혹은 22일 영국 런던으로 출국할 때까지 국내에 머물 예정이다. 또 대한축구협회의 협조 속에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오는 10월 17일부터 열흘 동안 파주NFC에 머물며 스즈키컵에 대비한다. /letmeout@osen.co.kr
[사진] 인천공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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